통권 70호 발행한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
통권 70호 발행한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7.04 12:11
  • 수정 2008-07-04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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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더 큰 어려움은 무관심”
장애인들 글쓰기 통해 살아있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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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이 2008년 여름호로 통권 70호를 발간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폐간되는 문예지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결간 한 번 없이 꼬박 17년을 이어 온 결과다. 지금까지 발행인으로 솟대문학을 이끌어 온 방귀희 한국장애문인협회 회장은 “70호를 이끌어 온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솟대문학’에 글을 쓰는 회원 대부분이 이동이 힘든 중증 장애인들입니다. 입에다 펜을 물고 삐뚤빼뚤 쓴 글, 머리에 봉을 묶고 자판을 쳐 쓴 글을 보내오죠. 글쓰기는 이들에게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솟대문학’을 폐간하지 못하고 이어온 이유입니다.”

한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1급 지체장애인이 된 방 회장. 그가 ‘솟대문학’을 창간하게 된 것은 28년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 하늘’에 보내오는 사연을 통해 글쓰기 욕구를 확인했기 때문.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과 함께 장애인 문인협회를 만든 것이 1990년 8월. 그리고 1991년 봄호로 ‘솟대문학’이 시작됐다.

“처음엔 부담도 컸죠. 동인지 성격으로 시작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비주류인 장애인 문학이기 때문에 더더욱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록작도 편집인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결정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보다 중증 장애인의 글을 싣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요.”

투고작 3편이 우수작으로 추천받으면 정식 작가로 등단할 수 있다. 100명으로 시작한 작가 회원들이 현재 800여 명으로 늘어났고 정식으로 등단한 문인만도 139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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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을 거쳐 오는 동안 이들의 글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초기에는 자신의 장애 경험을 소재로 한 글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심 분야가 많이 확대됐고 기성 문인 못지않은 잘 쓴 글들도 많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재정 문제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기업광고가 끊기면서 폐간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장애인을 후원하는 복지단체나 기금에서도 장애인들의 일차적인 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고 지원해주려 하지 않아요. 최소한 제대로 원고료라도 지원받고 싶어요. 적은 원고료를 받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였다고 말하는 작가들을 보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기존 문단의 무관심이다. 장애인 문인들의 작품은 기존 문예지에서 싣는 경우가 거의 없고 행사에 문인을 초청해도 모두 참석을 거절했다고. 그런 의미에서 창간 때부터 후원해준 고 구상 시인은 소중한 은인. 그가 후원한 2억원으로 구상솟대문학상을 제대로 만들 수 있었다.

그는 라디오 작가와 솟대문학 발행뿐 아니라 대학 강단에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경희대에서 구성작가들을 가르치는가 하면 대전 우석대를 오가며 장애인 복지론을 강의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그동안 현장에서 몸소 체험한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장애인 복지가를 한 명이라도 더 키워내기 위해서다.

“일단은 100호를 내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그리고 솟대재단을 만들어 장애인 문인들에게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신문을 보면 김밥 할머니가 대학에 큰돈을 기부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잖아요. 솟대도 장학사업인데 돈 많은 대학들 말고 저희에게도 후원의 손길이 올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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