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와 ‘카페’, 촛불집회의 지지기반으로
네이버의 ‘지식 IN’,대표적인 집단지성의 표출

 

포털 ‘다음’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카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초기화면.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포털 ‘다음’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카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초기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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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조선, 중앙, 동아 3개 신문사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뉴스 전송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최근 ‘다음’이 자신들에 대한 광고 불매운동 등 편파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뉴스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 논란의 핵심에 포털 다음의 서비스인 여론광장 ‘아고라’와 커뮤니티 ‘카페’가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6월 23일 ‘다음’에 공문을 보내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 카페’를 폐쇄하거나 접근제한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오히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뒤 이 카페는 명칭을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으로 바꾸고, 회원 수도 현재 5만 명 가까이로 늘었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누리꾼들이 포털 다음 등에 올리는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 중 일부에 대해 ‘기업 업무 방해’의 이유로 ‘삭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신문사 자체를 상대로 한 불매운동은 소비자 운동으로 볼 수 있지만 광고주에게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는 해당 기업의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 ‘집단의 힘’이다. 위의 3개 신문사가 구체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도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집단의 힘’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단의 힘’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를 비롯해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논란, 삼성 비자금 폭로, 대운하 실효성 논란, 그리고 대선후보 검증 등 굵직굵직한 사안마다 발휘됐다.

이 ‘집단의 힘’의 지적인 표출이 ‘집단지성’이다. 인터넷에서 ‘집단지성’이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가 200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였다. 그리고 이 ‘위키피디아’의 원리를 경제적 수익모델로 바꾼 것이 ‘위키노믹스’다.

“미국의 광산회사 골드코프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질 데이터를, 세계 50여개 국 1000여 명의 네티즌들이 분석해 그들이 지목한 금광 후보지 110곳 중 80%에서 총 220톤의 금이 나왔다”고 알려진 사건은 ‘집단지성’이 경제활동과 결합한 위키노믹스의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의 ‘집단지성’의 사례로는 단연 네이버 ‘지식IN’을 꼽는다. ‘지식IN’에서는 “전 국민이 묻고 전 국민이 답변한다”. ‘지식IN’에도 등급이 있는데, 현재 중학교 1학년인 민성이는 ‘지식IN’에서 ‘초수’다. 내공을 많이 가지고 있고 답변 글에 대한 채택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초등학교 때 ‘중수’ 턱밑까지 왔지만 중학교에 들어와 시간을 많이 못 낸 탓에 밀려났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처럼 ‘집단지성’의 활동은 초등학생에게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조사하면 다 나와!”

살아 움직이는 ‘집단지성’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들의 힘이 필요한 때’라고 느낀 순간 거대한 덩어리로 뭉치고, 순식간에 구석구석으로 흩어져 정보를 캐내고 한 곳에 쏟아낸다.

지난 5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대운하 관련 ‘양심선언’에 대해 ‘김이태 연구원의 연구팀장입니다’라는 관련 글이 뜨자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이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제 나름대로 유추를 해보았습니다. 한국기술연구원의 조직 및 업무표를 보면 우선 김이태 연구원이 속해 있는 부서가 첨단환경연구실입니다. hydroyoon56이라는 닉네임을 보았을 때 소속 연구부서인 첨단환경연구부서 외에 수자원연구 부서를 생각해볼 수가 있겠고, 혹은 그 상위부서 중에 윤씨 성을 가진 연구원일 가능성이 큽니다. (중략)”

결국 이 블로거의 예측은 이름까지 정확하게 맞추었다. 이렇듯 전 국민이 묻고 답할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추리하고 전 국민이 조사한다. 이 무섭고도 놀라운 ‘집단지성’의 힘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등의 부정적 측면과 사회를 투명하게 하는 긍정적인 힘을 다 가졌다.

지난 5월 23일 가수 현영은 SBS-TV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아침’에 출연해 “한꺼번에 성형수술을 한 것이 아니라 연도별로 조금씩 변해갔다”고 성형 사실을 인정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보고) 난감하다기보다 놀라웠다”고 말했다. ‘집단지성’은 또 한 역할로 ‘네티즌 수사대’라는 애칭을 자랑하며 관심의 대상이 되는 누구든, 과거와 현재를 파헤치며 그 신속성과 치밀함을 경쟁한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란시스 골든은 시골 장터에서 다음과 같은 일을 경험했다고 한다. 장터에서 황소 몸무게 맞히기 퀴즈 행사가 열렸는데 아무도 맞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퀴즈에 참석한 사람들이 적어낸 무게를 합쳐서 평균치를 산출해 보니 실제 소 몸무게와 일치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 아닐까. 요즘 인터넷에서 우리는 ‘집단지성’의 힘을 강하게 체험하고 있다. 이 힘이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 선한 ‘집단의 지혜’로 발휘되기를 바란다.

박정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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