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여성정치 리더십 라운드테이블

한국의 전·현직 여성 정치인들과 미국 워싱턴 주 여성 상원의원들이 각자의 경험과 소신을 나누고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이연숙·김정숙 전 의원, 서정숙 서울시의회 의원과 로즈마리 맥울리프·트레이시 제이 미 워싱턴 주 상원의원은 지난 20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주관한 ‘한·미 여성정치리더십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의 여성정치참여 현황과 정치리더십 확대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로즈마리·트레이시 상원의원은 지역의 특성과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여성 정치리더들의 특징과 지향해야 할 점들을 지적했다.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정치에 입문했다는 트레이시 상원의원은 “여성리더는 나를 뽑아준 여성들, 내가 대변할 여성들을 늘 마음에 간직한 채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의 강점은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강하다는 것”이라며 “나를 뽑아주고 지지해준 여성들을 항상 염두에 두고,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입법 활동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학교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다 상원의원이 된 로즈마리 상원의원은 여성 리더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해야 할 일로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일’을 들었다. 그는 “여성 리더가 되려면 무엇보다 열정과 함께 남을 돕고자 하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면서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똑같은 배움의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더 많이 배우고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여성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정숙 전 의원은 한국 여성들의 정치참여 현황과 장애요인,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여성의 정치참여는 이제 권리가 아닌 필수과제로 여성의 능력을 올바르게 활용할 때에만 지속적인 국가발전이 가능하다”며 “가사와 양육부담, 비민주적 공천과정 등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방해하는 장애 요인들을 제거하고 정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여성 정치참여의 활성화 방안으로 할당제를 비롯한 정당 지도부의 정치적 의지, 여성후보를 위한 정치자금 마련 등을 주장했다. 그는 “지역구 30% 공천 할당제를 의무조항화해야 한다”며 “정당 공천제도의 민주화와 투명성 강화, 비례대표제의 효율적 운영과 후보자의 질 향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숙 시의원은 지방의회의 여성후보와 당선자 수가 턱없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한국의 지방자치제는 다섯 번의 지방의회 선거를 거치면서 생활정치로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질적·양적 팽창을 가져왔다”면서도 “하지만 아직은 지방의회 여성후보자와 여성당선자 수는 턱없이 적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당, 사회, 여성계가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갖고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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