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주도하는 ‘우머노믹스’ 시대 눈앞”
미래 여성기업가 양성…멘토교수제 눈길

 

박헌영 원장(사진 가운데)과 이화 MBA 재학생들이 함께 했다.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asrai@womennews.co.kr
박헌영 원장(사진 가운데)과 이화 MBA 재학생들이 함께 했다.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asrai@womennews.co.kr
‘MBA 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 해외 경영전문대학원(MBA스쿨)을 진학하기 위해 GMAT 시험을 준비하는 인구만 한해 평균 8000여명으로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MBA 스쿨들에 대한 관심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해외 MBA보다 저렴한 비용뿐만 아니라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과정도 선택할 수 있고 한국이나 아시아 기업환경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의 주도로 야심차게 출범, 3년째를 맞은 국내 MBA. 그중에서도 100여년의 여성교육 노하우를 살려 여성 글로벌 리더 양성을 주도하고 있는 이화여대 MBA의 행보가 눈에 띈다.

미래의 여성기업가 양성의 산실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화여대 MBA를 책임진 박헌영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과 현재 이곳에서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재학생들과 만났다.

미래의 비즈니스는 여성시대

99%의 영감과 1%의 땀이 지배

“수십 년의 노하우를 가진 미국의 MBA에 비해 한국의 MBA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입니다. 시행착오도 많은 게 당연합니다.”

25년간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MBA 과정 교수로 재직하다 2007년 초 이화여대로 온 박헌영 원장. 그는 소위 ‘한국형 MBA’가 아직은 초보단계임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가 미국에서 평생교수직을 마다하고 이화여대로 온 것은 여성인력에 대한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기 직전 한 해외 경제지에서 ‘우머노믹스’(Womanomics)라는 단어를 보았습니다. ‘여성’(Woman)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21세기 경제활동에 있어서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말이죠. 저는 그 리더그룹을 이화 MBA가 중심이 되어 키워내겠다는 생각으로 ‘이화노믹스’(Ewha+Economics)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땀을 흘리는 비즈니스의 시대는 이제 갔다”고 단언했다. 99%의 땀과 1%의 영감이 비즈니스를 이룬다고 믿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 99%의 영감과 1%의 땀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 즉 21세기 비즈니스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중요하며 그 부분에 있어서 여성이 뛰어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여성 특유의 순발력과 직관력이 발휘되는 ‘우머노믹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이 ‘우머노믹스’와 함께 또 하나 강조하는 단어가 ‘젠더 아이덴티티’, 즉 성정체성이다.

남성이 중요한 부분을 이끌고 여성은 소프트웨어를 맡는 것이 아직까지 대부분인 여타의 대학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들이 모두 해내야 하는 이화여대가 여성이 가진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멘토교수제, CEO 겸임교수 등

교수 학생간 네트워크 강점

“우연히 커리큘럼을 보았는데 평소 배우고 싶던 내용들이 모두 들어있는 것을 보고 큰 용기를 내서 지원했죠. 지금까지 가진 지식을 써먹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 새로운 재충전이 필요한 때고 그래야 앞으로의 20~30년을 내다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인을 위한 야간 과정인 ‘프론티어 MBA’ 3기 회장 최유진(38)씨는 이화여대 국제회의센터 연구원으로 근무중인 직장인. 그는 이화 MBA의 가장 큰 장점으로 ‘멘토 교수제’를 꼽았다.

각자의 세부전공과 연관된 교수와 1대1 멘토를 맺고 수업 뿐 아니라 직장에서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또 하나의 특징은 60여명의 CEO 겸임교수진. 평소에 만나보기 힘든 기업 CEO들의 강의도 좋지만 다과의 시간에서 듣는 이야기는 보너스라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단순히 MBA 학위를 따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성 CEO를 꿈꾸게 된 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곳의 수업은 소학기제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 과목당 학점이 1.5학점이고 7주 만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끝내는 등 1년동안 총 6학기를 수강해야 해서 쉬는 때가 1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만큼 공부하는 과목수도 늘어나 오히려 기쁘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야기다.

프론티어 MBA 수강생인 최유진(27)씨는 이런 빠듯한 수업 스케줄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바쁜 시간 속에서도 서로 부족한 공부를 도와주는 학생들과 친밀한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명함 한 장으로 맺어지는 여타의 인간관계와 달리 언니, 동생처럼 지내며 ‘인간 대 인간’의 네트워크를 쌓을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등 특화 MBA로 경쟁력

“MBA의 전문성 인정받길”

무한경쟁을 시작한 한국의 MBA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화된 과정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화여대의 금융 MBA 과정은 그 시발점이다. 박헌영 원장은 금융 MBA를 시작으로 다양한 특화 MBA 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화여대가 가진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MBA와 연결시키려 합니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과 MD MBA(의학 MBA)에 대한 MOU를 체결한 상황이고 디자인전문대학원과 함께 하는  디자인 MBA도 계획 중입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정규 MBA 과정에 대한 체계 확립이 끝나는 대로 병원이나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MBA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5년간 미국의 MBA에 길들여져 있던 박 원장이 MBA 도입 초기인 한국의 학교에서 느낀 점이 궁금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일 아니냐”면서 “미국의 MBA를 따라가기보다 한국 사회에 맞는 방식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각종 규제가 너무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MBA에 대한 인식변화. “다른 석사과정이 박사과정을 위한 중간단계의 공부라면 MBA는 그 자체가 최종 학위인 전문 과정이며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투자”라는 게 그의 주장. 그는 “MBA를 취득하고 나면 연봉이 배로 늘어나는 미국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MBA 경력을 제대로 인정하는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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