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희망과 좌절 함께 느끼다
여성 첫 대통령직인수위원장 탄생, 여성각료 전원 낙마, 4·9총선 여성 최다 당선
10년 만의 정권교체 속에 경제부흥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여성들에게 희망과 좌절이란 복잡다단한 감정을 안겨줬다.
MB는 당선 직후부터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론화했지만 여성 원로들까지 발 벗고 나선 여성가족부 존치운동에 밀려 ‘여성부’로 여성정책 총괄 전담 부서를 축소해 명목만은 살려두었다. 반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사상 처음으로 ‘여성’ 위원장을 임명하고, 조각 명단에 여성 각료 3명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여성각료 3명 모두 부동산 투기 의혹, 논문 표절 의혹 등 여론의 매서운 질타 속에 결국 낙마했다.
4·9총선은 역대 최다로 41명의 여성 당선자를 탄생시켰고, 공천 갈등 속에 ‘친박연대’란 기발한 당명을 탄생시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막강한 정치 파워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5, 6월을 뒤흔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은 1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과 계층의 여성들을 ‘촛불시위’로 결집시키며 생활정치운동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