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만의 군복무는 헌법 위반”
“남성만의 군복무는 헌법 위반”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6.20 13:24
  • 수정 2008-06-20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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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아 교수, 젠더법학회 토론회서 주장
국방연구원 “여성 군복무 시기상조”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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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체험 캠프에 참가중인 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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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학자들 사이에서도 터부시되던 ‘여성 병역의무’에 대해 여성 법학자가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의제 공론화에 나섰다. 지원자에 한해 여성에게도 현역 복무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여성을 징병 대상에서 면제하는 것에 대한 헌법적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는 주장을 여성 학자가 공식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젠더법학회(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법대 교수)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소장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가 ‘군대와 양성평등’을 주제로 공동개최한 학술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양 교수는 “헌법은 성별에 관계없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토록 했는데 하위법인 병역법이 징집 대상자를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로 한정한 것은 위헌”이라며 “다수의 헌법학자들도 병역법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표지에 따라 서로 다른 법적 효과를 미치고 있어 ‘직접차별’의 유형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1973년부터 시행해온 전문기술직 병역대체복무제도나 99년까지 존속했던 공무원 군 가산점제도는 여성의 직업선택과 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현행 병역제도는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이어져 남녀 모두에게 차별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현행 병역제도는 호주제 폐지 이후 성별에 대한 이중코드를 가진 유일한 법제도이자 유례가 드물게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다”며 “여성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포함해 병역제도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현재 ‘남성만의 군복무는 위헌’이라며 28세 남성이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양 교수는 병역에 대한 성별 직무분석을 제안했다. 병역의 어떤 직무가 여성에게 부적합한지에 대해 국방부 등에서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는 여성의 신체적 특성상 전투력이 약하다는 것이 징집대상 제외 근거로 제시돼 왔지만, 이미 여군 장교나 부사관의 활용에서 접전지 등 직접 교전과 관련되어 있는 병과 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직무를 개방하고 있다”며 “다변화·소수화·정예화되는 현대의 군사정책에서 남성만의 참여가 왜 ‘최적의 전투력’을 보장하는지 정당성을 찾기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주성 국방연구원(KIDA) 인력개발센터 책임연구위원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하지만 성 역할에 대한 전향적 인식변화가 없는 한 상당기간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재 상태에서 2010년에는 잉여병역자원의 과다로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단축해야 하는데, 만약 여성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하면 복무기간을 9개월 이하로 단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복무기간 축소로 인한 군 전투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유급지원병을 확대하면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또 여성을 위한 부대시설 등을 추가 설치하는데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첨단무기와 장비 확보 등 군사력 건설에 엄청난 차질을 초래하고, 사회 타 분야 예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계에서도 난색을 표했다.

김화중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현재의 군 병력 현실에서 여성도 군복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을 때 구체적인 검토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필요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황주연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직업 확대의 차원에서 여군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더 많은 여론수렴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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