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인 비하 도 넘었다
여성정치인 비하 도 넘었다
  • 이수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6.20 11:06
  • 수정 2008-06-2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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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정광용회장 ‘애첩·관기’ 발언 파문
여성단체 여야 떠나 감시기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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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애첩’ ‘관기’ 등 여성비하 발언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정두언 의원에게도 (본처, 애첩 등)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성적비하 발언은 아니다”고 유감 표명을 한 부분에 대한 비난이 팽배하다. 

정 회장은 지난 1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나경원 이 사람도 좀 웃기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이회창 전 총재한테 그렇게 충성을 바쳤던 사람이다. 그러다 다시 이명박, 강재섭한테 충성을 하고 있는데… 나경원 (전) 대변인 같은 경우는 본처는 고사하고 애첩도 그냥 애첩이 아니라 사또가 바뀌면 아무에게나 달려드는 이런 관기 기질이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심한 표현이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도 “이번 대선 때 허경영이라는 후보가 있었지 않으냐. 결국 지금은 감옥에 가신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이야기를 흘리다가 끝에는 이렇게 된다. 제발 이런 것은 좀 안 해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전날 나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당시에 ‘박근혜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삼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박 전 대표를 총리로 기용한다면 (박 전 대표도) 통 크게 양보하고 포용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정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동일한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고 논란이 커지자 이날 저녁 ‘관기부분을 수정합니다’라며 “이런 사람(나 의원)의 기질은 어떤 기질일까. 애첩 기질일까, 본처 기질일까. 혹시 성적 표현 시비를 부를 수 있으니, 지나친 표현을 자제하고 ‘뺑덕어미’라고나 할까. 뺑덕어미는 심봉사가 심청이를 찾아 나서자, 허봉사와 눈이 맞아 달아난 사람”이라고 거듭 나 의원을 비난했다.

이에 나 의원 측은 1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정광용씨의 주장은 나 의원 발언의 내용도 곡해했을 뿐 아니라 표현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해당 방송을 통한 본인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적반하장식의 행동을 보여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것.

나 의원 측은 “당사자가 사과 의사를 밝혔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절대 사과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당 중앙여성위원회도 지난 16일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강구했다. 특히 정 회장이 “여성 비하 발언은 아니다. 정두언 의원에게도 ‘본처’ ‘애첩’이라는 용어를 썼었다”고 말한 것과 관련, 남녀를 떠나 정치인의 정치적 지향을 평가하고 비판하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금래 위원장은 “애첩, 관기, 뺑덕어미 등 용어 자체가 여성을 비하하는 언어폭력이며 남성, 여성을 떠나 한 사람의 인격을 모독한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강월구 당 여성국장 또한 “사실 여부를 떠나 비난을 하거나 옳지 못하다는 지적을 하면서 왜 여성을 비하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들을 쓰는가. 정 회장은 인식 자체가 반(反) 여성적인 인사”라고 꼬집었다.

중앙여성위는 이후 추이를 지켜보며 나 의원의 법적 대응 시 함께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뿌리깊은 남성우월주의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정 회장이 나 의원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발언에 대해 반박을 하고 ‘정치적 지조’에 대해 비난을 하고자 하면서 이런 식의 표현을 했다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통탄스러움을 느끼게 한다”면서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가 드러났다고 할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존중되어야 하는 ‘인권’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평소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극명하게 나타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입장표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정치인은 아니지만 공인이라면 공인이랄 수 있는 사람이 생방송에 출연해 여성 전체를 희화화하고 도를 지나친 표현으로 공격을 하는데 여성단체가 전혀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지난 2004년 박 전 대표의 패러디 포스터에 관해서도 여성단체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었다. 당을 초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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