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대표 주자로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강남 일대 집값이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던 이들 지역은 매수세가 뚝 끊긴 이후 거래 부진에 허덕인 채 침체 기미가 좀처럼 가실 줄을 모르고 있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호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얘기만 잘 하면 가격을 더 조정할 수 있다는 매물들도 수두룩하지만 매수세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더구나 최근에는 대규모 입주 쇼크까지 이 일대를 강타하고 있다. 강남권에는 올해 들어서만 2만7000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들이 입주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상태. 입주량이 늘어갈수록 아파트 값 하락세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올해 이미 입주를 마쳤거나 앞두고 있는 아파트는 총 22개 단지 2만7266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입주한 9163가구보다 거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송파구에는 무려 2만285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강남권의 거의 모든 입주 물량이 집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송파구는 연초 대비 1.94%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큰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움직임이 불투명해진 데다가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맞닥뜨려 내림세를 피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계속되는 내림세 속에 급기야 용산구보다 평당(3.3㎡) 가격이 더 뒤처지기에 이르렀다.

그나마 서초구는 올 들어 0.04% 하락해 다른 강남권에 비해서는 약세가 비교적 덜한 편이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서초구 역시 전년에 비해 9배가량 많은 총 3594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데, 특히 3410가구로 구성된 반포 GS자이 입주를 앞두고 인근 지역에서 대거 급매물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후분양제로 인해 계약 이후 잔금시기까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는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3318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강동구 역시 아파트 값 하락폭도 강남 4개 구 가운데 송파구 다음으로 크다. 강동 시영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롯데캐슬퍼스트 입주가 임박해지면서 기존 단지들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뚝 끊겼다.

강남구는 입주량이 총 69가구로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낮은 수량이지만 서초구와 송파구 등 인근 지역들의 대규모 물량 공세는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간 강남 입성을 노리던 수요자들에게는 지금이 최대 호기가 될 전망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높은 가격과 물량 부족으로 강남 일대 진입장벽이 매우 두터웠지만 올해 들어 타 지역들의 가격이 크게 치솟는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강남 지역은 그만큼 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더구나 예전만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대규모 입주에 따른 하락세가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좀 더 여유롭게 물건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저가의 급매물인 경우 대기매수세가 늘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미 1억원 이상씩 내린 물건들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가급적 시세 대비 10% 이상 싼 급매물들만 위주로 해서 좋은 층과 향 등을 선택해 블루칩 단지로만 노리는 것이 좋다.

단, 재건축의 경우 당분간 용적률 등의 규제 완화가 쉽지 않고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해 향후 시세차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 강남 입성은 과거와 같이 투자성에 근거한 묻지마식 접근이 아닌 철저히 장기적인 실수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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