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위기다. 촛불시위가 채 꺼지기도 전에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파업이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서민들의 시름이 더해간다.

위기는 개인에게도 닥친다. 시험에 낙방하기도 하고 결혼이 파경에 이르기도 하고 부도의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삶의 무게에 못 이겨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극단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는 것은 위기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두 개의 극단이 자리하고 있다.

한 면에는 꿈과 희망이, 다른 면에는 절망과 좌절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내적 훈련에 달려 있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현상에 불과하다. 기회는 호기(好機)도 있고 위기(危機)도 있다. 호기가 좋은 일로 시작한다면 위기는 나쁘고 어려운 일로 시작되는 기회다. 중요한 것은 위기도 기회이며 결국 좋은 결과로 끝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야말로 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오늘의 절망이 내일의 희망으로, 지금의 호사가 내일의 비극이 될 수 있다. 호기든 위기든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말라는 선조의 가르침이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긍정적인 미래상을 갖는 것이다. 위기를 오히려 축복이라고 여긴다. 위기를 맞아야 비로소 과거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위기를 축복으로 바꾸는 힘, 새로운 리더십이다.

전통적 리더십이 주어진 환경 안에서 발휘되는 능력이라면 새로운 리더십은 환경을 뛰어 넘는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상황이나 문제를 바라보지 않는다. 위기 너머 펼쳐질 희망의 미래를 바라본다.

미래지만 이를 현재로 받아들이며 어려운 상황이나 시급한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한다. 리더는 성공에 교만하지 않으며 실패에 무릎 꿇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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