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들
개인 생활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들
  • 한경미 / 번역가, 자유기고가, 통신원
  • 승인 2008.06.20 09:49
  • 수정 2008-06-2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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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동의 없이 사진 찍기는 불가능… 사생활 침해에 민감
유명인도 익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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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이 앉아 있었던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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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하나

소르본 대학에 근접한 생 미셀 대로 옆 조그만 골목. 관광객과 대학생들로 항상 붐비는 거리의 한쪽 구석에 50대로 보이는 걸인 하나가 앉아 있었다. 앞에 허술하게 놓인 찌그러진 통에는 초라한 동전 한두 개만이 보일뿐이었다.

파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라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데 카메라를 목에 건 60대 정도의 동양 남자가 걸인 앞에 멈추어 서서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 보였다. ‘어 저런 것 찍으면 안 될 텐데’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사진촬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걸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동양인 관광객에게 다가가 소리를 질렀다.

“너 왜 내 사진 찍는 거야? 내가 찍어도 좋다고 그랬어? 타인의 불행을 그렇게 맘대로 카메라에 담아도 되냐고?”

당연히 불어를 할 줄 모르는 동양인 관광객이 아무 말도 안 하자 더 화가 났는지 걸인이 드디어 관광객의 멱살을 붙들고 따귀까지 때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키 크고 덩치 좋은 걸인에 비해 키 작고 왜소한 체구의 동양인은 따귀를 맞고 길거리에 쓰러졌는데 희한하게도 아무런 반항도, 대꾸도 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행인들 중에서도 주의 깊게 이 장면을 바라보는 사람이 없었다.

프랑스에서는 함부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물론 거리나 자연풍경 같은 것은 찍고 싶은 대로 마음껏 찍어도 되나 거기에 일단 인물이 들어가게 되면 공개적으로 드러내놓고 사진을 찍기 힘들다. 이유는 타인의 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이 잡히는 것을 개인의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물 사진을 찍으려면 본인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살며시 본인들이 모르게 찍을 수밖에 없다.

프랑스에서는 어린이들의 사진을 찍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이유는 아동성추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아이들의 사진이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단 부모의 동의가 있을 경우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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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전 대통령이 들렀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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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둘

기분이 상해 씩씩거리는 걸인을 뒤로 두고 생 제르맹 대로로 들어서 럼주를 주로 파는 카페에 들어갔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느 순간 읽던 책에서 눈을 떼고 생각 없이 문 쪽을 바라보는데 어딘가 낯익은 인물 하나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물음표를 찍는 머릿속에 자크 시라크라는 답이 순간적으로 찍혔다. 프랑스 전직 대통령인 시라크가 두 명의 남자를 대동하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카페에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를 바라보았지만 특별히 아는 체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자기네들끼리 서로 눈짓을 주고받거나 자그맣게 수군거리는 게 전부였다.

남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조심성 있는 프랑스인다운 행동이었다. 카페의 안으로 쑥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40여분 정도 머물렀던 시라크가 카페를 떠날 때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 사람이 “오흐브와, 무슈 시라크”라고 커다란 소리로 인사를 하자 마치 신호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너도 나도 덩달아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중 나이 지긋한 마담 하나가 “구관이 명관이지요”라고 한 마디 더해 카페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웃게 만들었다. 이 소리를 들은 시라크는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며 평소에 자주 하던 식으로 손을 들어 답례를 하며 아쉬워하는 시민 곁을 떠났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은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번은 오데옹 극장가를 지나가는데 파트리스 뤼키니라는 유명 중년배우가 혼자서 거리를 지나가는 게 보였다. 바로 옆을 스쳐 그의 얼굴을 보고 그가 배우라는 것을 알았지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인 줄로만 알았을 것이다.

또 한번은 지하철을 타서 빈자리에 가서 앉았더니 바로 앞에 프랑스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던 유명 여류 작가 아멜리 노통이 떡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아 이렇게 유명한 작가도 지하철을 이용하는구나’ 속으로만 생각하고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이 작가를 인터뷰할 기회를 얻어 그때 지하철에서 본 적이 있다고 얘기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 있었던 승객 중에는 노통에게 아는 체를 하거나 사인을 요구함으로써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개인의 사생활이 최대한 보장되는 사회, 유명인사도 익명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프랑스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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