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
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6.13 10:31
  • 수정 2008-06-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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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자기 권리 찾기

 

바람 난 남편과 이혼한 뒤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아무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주차단속원 구드룬과 아들의 결혼식 날 남편과의 이혼을 발표하게 된 산부인과 의사 엘리자베스.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중년 여성의 우연한 만남에서 영화 ‘하트브레이크 호텔’은 시작된다.

40을 갓 넘기고 막 이혼을 경험한 두 여성. 우연한 만남이 거듭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은 하트브레이크 호텔의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춤을 추며 고통을 잊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위로하면서 서로를 치유하고 변화시킨다.

“술 취한 엄마가 춤추는 모습을 나이트클럽에서 본다고 생각해봐요. 45세나 된 아줌마들이. 정신 나간 중늙은이들로밖에 안보여요.”

나이트클럽에서 딸과 만나게 된 구드룬. 자신들을 비난하는 딸에게 이들은 외친다.

“우리는 아직 42, 40살이야. 우리에게도 즐길 권리가 있어. 우린 아직 40대니까. 그리고 만약 75, 70살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춤출 수 있어.”

중년 여성들의 즐길 권리를 주장하는 이 부분은 영화의 명장면.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델마와 루이스의 감동을 잇는 여성 버디 무비의 수작’이라는 홍보 카피는 일단 제쳐두자. 굳이 ‘델마와 루이스’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이 서로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가운데 싹트는 자매애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일탈과 해방을 느끼게 하는 결말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이혼 후 새 삶을 시작하는 여성들의 일상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주체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사랑에 눈뜨고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은 20대에게는 선배들이 주는 인생의 교훈을, 50대에게는 지나온 인생에 대한 향수와 연민을 주며 전 세대의 여성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전달한다.

여기에 힘을 더한 것이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두 연기파 배우는 열연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배가시켰다. 유럽 개봉 당시 여성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화제를 모았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여성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감독이 남성이라는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질 정도. 엄마와 딸이 함께 손을 잡고, 여자 친구들끼리 모여 함께 보러 가길 추천하는 작품이다.

감독 콜림 너틀리/ 주연 헬레나 버르그스트롬, 마리아 런드비츠/ 15세 관람가/ 6월 26일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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