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여성 국회의원, 우선과제는
18대 여성 국회의원, 우선과제는
  • 이수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6.05 14:45
  • 수정 2008-06-05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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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 일자리 창출·성인지예산 확보부터
‘당 초월한 연대’가 밑바탕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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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18대 국회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쇠고기 파동’으로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장외투쟁에 돌입하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국회는 장기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선 분위기다. 정국이 마비된 듯하다.

고유가 대책 등 민생문제 해결이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지만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성평등 관련 의제 또한 마찬가지다.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성인지예산제도 마련 등 17대 국회에서 이룬 성과가 국민 속에 자리잡고 여성 관련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 전개가 필요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41명이라는 역대 최다 여성의원을 배출한 만큼 모두 함께 힘을 합친다면 17대보다 진일보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18대 여성의원들이 우선 풀어야 하는 과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실질적 평등’에 관심 가져야

무엇보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양질의 여성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평등’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국가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부들이 일자리를 더 많이 갖게 하며 능력 있는 여성들이 상위직에 오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역시 “능력을 갖춘 여성들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갖고 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위직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입안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여성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출산, 보육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정책과 법안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는 “출산, 양육 등의 문제가 여전히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성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실효성 있는 입법활동을 통해 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상임대표 역시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특별법 제정 및 전자바우처 도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며 방과 후 아동의 보호와 교육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인지 예산추진단’ 구성해야

지난달 28일 본지와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21세기여성포럼이 주최한 의정활동 방향 모색 간담회에서 거론된 ‘성인지 예산추진단’ 구성 등 성인지 예산의 확보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개최된 제52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에서도 전 세계의 정부에 성평등 및 여성 세력화를 위한 재정지원을 촉구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에 권미혁 21세기여성포럼 운영위원은 ‘성인지 예산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권 위원은 “대부분의 정부부처에서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조차 ‘성인지 예산’에 대한 개념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면서 “기본개념과 지표를 통일시키고 예산편성 지침을 마련하고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할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결산위원회와 계수조정위원회에 반드시 여성의원의 참여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더불어 성평등법안에 대한 제·개정 역시 요구된다. 법안 발의뿐 아니라 기존의 성차별적 법안을 개정하고 이미 제정된 성평등 법안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여성의원들의 몫이다.

성폭력 교수 제재장치 마련

성폭력·성매매 등에 관련된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 제도 개선에도 여성의원들의 관심이 촉구된다. 

17대 국회에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고 성폭력 관련법들이 다수 통과되면서 일정한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성폭력특별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더불어 학내 성폭력과 관련, 해당 교수들의 복직이 은밀히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제재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지난 3월, 8년 전 일본인 제자를 성추행해 물의를 일으켰던 D대학의 한 교수가 다 시 강단에 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본지 972호 보도)학생들은 수업배정 철회와 교수직 해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용어의 정의, 피해자 보호조항 여부, 규정의 적용 대상, 관련자 자격규정 등 관련 학칙의 보완과 함께 교육당국 등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여성의원들도 앞장서 대책마련에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모두는 ‘당을 넘은 연대’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7대 초반 당을 초월해 연대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여성국회의원 네트워크’를 만들었지만 모임이 유지되지 못했고 여성의원들이 당을 벗어나 한목소리를 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장필화 이화여대 교수는 “각 정당의 정치문화가 다르며 개인의 정치적 입장 또한 다를 수 있겠지만 여성관련 법안, 성평등 정책 등에 있어 초당적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윤인순 여연 상임대표 또한 “여성의원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골고루 참여해 성인지적 활동을 펼쳐야 하고 성평등 정책을 추진할 때는 당의 입장을 초월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18대 국회가 성평등 가치와 철학을 일부 상징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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