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으로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꼽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투자 현장에서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수익률만 가지고 펀드 선택을 했을 때는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만일 당신이 2003년 이후 매년 수익률 1위를 달성한 펀드만 골라서 계속 갈아타기 전략을 구사해 보았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도 수익률이 형편없을 것이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보면, 평균 가격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1~2년 단위로 보면 구분이 안 되지만 5년 이상의 시간 축을 놓고 바라보면 1~2년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는 수익률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반대로 나빴던 펀드들이 그 이후에는 좋아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줄곧 ‘수익률 1위’ 펀드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는 ‘생존 편향’이라는 인간의 심리적 작용 때문이다. 사람들은 현재 살아남은 즉, 수익률 1위를 한 펀드에만 초점을 맞출 뿐, 그 펀드가 1등 할 확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주식형 펀드의 숫자만 해도 3000여 개에 달한다. 올해 1등 한 펀드가 내년에 다시 1등 할 확률은 3000분의 1이다.

더 나아가 2년 연속 1등 할 확률은 9000분의 1에 달한다. 3년 연속 1등 할 확률은 2만1000분의 1이다. 사실 이런 확률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의미 있는 실제적 근거를 제공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확률적인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 될까.

먼저 펀드를 자주 갈아타는 것의 위험성을 잘 알아야 한다. 매표소나 은행 창구에서 경험하듯이 기다리던 줄을 자주 바꾼다고 나아지는 것은 별로 없다. 잦은 교체는 오히려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나쁜 펀드의 돈을 빼내 현 시점에서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옮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접근하는 것이다. 즉,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주식을 비싸게 살 확률이 높다. 만일 올 한 해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형편없다면, 중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형주들이 시세를 주도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중소형주가 많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는 간접 투자든 직접투자든 그 요체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데 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 때 가장 위험한 적은 다름 아닌 ‘수익률 1위’ 혹은 ‘급등주’ ‘테마주’라는 시장의 인기에 편승하는 것이다.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곳에서 투자의 기회를 발견해야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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