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과 산업사회학의 한 분야에 노동조직이라는 영역이 있다. 노동조직은 경영학과 산업사회학의 한 분야로 인간과 기계 사이의 노동의 분업을 연구한다. IT 등 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연구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추세다. 업무를 인간과 기계에 어떻게 배분할 때 노동의 가치와 효율성이 극대화되는지 연구한다.

기계의 작업과 인간의 노동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계가 반복되는 작업에 익숙하다면 인간의 노동은 단순 반복의 일을 가장 경계한다. 기계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반복을 목표로 한다면 인간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할 때 빛난다. 인간에게서 변화를 빼앗는 리더는 무능한 장수다. 변화를 꺼리고 단순 반복의 일을 기계처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리더는 21세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치 수용소 내 독일군은 다양한 방법으로 유대인을 살해했다. 독가스를 주입해 학살하기도 하고 짐승처럼 살해하기도 했다. 헝가리에 있던 수용소는 그 잔인함으로 유명하다. 전쟁은 군 시설과 건물들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독일 병사들은 유대인들에게 잿더미를 치우도록 명령했고 다음날 독일군은 옮긴 잔해들을 원 위치로 돌려놓으라고 명령했다. 이런 동일한 명령은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유대인의 일과는 잿더미를 옮기고 다시 원 위치 시키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순반복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한 노인이 참을 수 없다며 훌쩍였다. 독일 병사는 이 노인을 어디론가 데려가 버렸다. 그날 이후 노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괴성을 지르는 사람도 생겨났다. 한 청년이 무리에서 뛰쳐나와 전류가 흐르는 담으로 달려갔다. 눈부신 섬광과 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정신병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늘어났고, 매일 매일 전류가 흐르는 담으로 사람들이 달려갔다.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도록 해 파멸시키려는 나치의 계략이었다.

우리는 늘 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쉽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 운동이 육체의 근육을 발달시킨다면 정신의 강인함은 끊임없는 변화로부터 온다. 변화를 거부하는 정신은 나약해지고 황폐하게 된다. “아내만 빼놓고 전부 바꾸라”는 어느 기업인의 리더십이 생각난다. 변화가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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