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폭풍의 언덕’ 무대 올리는 송현옥 교수
연극 ‘폭풍의 언덕’ 무대 올리는 송현옥 교수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6.05 11:34
  • 수정 2008-06-0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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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부인’ 대신 연극인 한길
딸과 함께 창단 첫 작품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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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주목받았던 연극 ‘폭풍의 언덕’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자극적인 작품과 코미디물이 난무하는 대학로 한복판에서 고전을 통해 사랑을 얘기하는 이 작품은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는 달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인이라는 유명세를 멀리하고 연극인의 길을 가고 있는 연출가 송현옥 교수(세종대 영화예술학과)의 작품. 올해는 대학로 소극장을 벗어나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6월 5일부터 15일까지 공연된다. 자신의 극단 ‘물결’을 창단하고 갖는 첫 작품인 데다 딸 오주원씨가 함께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힘들어 죽겠다, 미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작품을 하나 만들어낸다는 게 자식을 하나 낳는 일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만큼 힘드네요.”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3일 성남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송 교수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창단 첫 작품이라는 부담감에 매달려 온 지난 두 달간, 기말고사 직전으로 공연이 잡힌 데다가 이번 학기는 수업도 많았고 중간에 학교 공연에도 관여해야 했다고. 그는 “소극장 공연일 때는 소신껏 하면 됐는데 무대도 커지고 성남아트센터 측의 초대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심적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의 극단을 창단한 송 교수는 특히 배우를 키워내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주연배우는 전문가들을 기용했지만 자신이 키워낸 졸업생들을 주축으로 한 단원들은 경험이 적어 하나하나 붙잡고 연기 지도를 해야 했다고. 연기 지도에 밤을 새우기가 일쑤였고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이렇게 해서 배우들을 키워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영화나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설경구, 송강호, 김윤식 등도 연극무대를 통해 연기력을 쌓았습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었잖아요. 유명 배우를 데려와 연극을 대중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인배우들에게 기회를 주고 제대로 지도해 키우는 일이 연출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공연에서 연극과 무용의 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폭풍의 언덕’. 올해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발레 안무가인 장선희 세종대 교수가 안무를 맡고 올해 2월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딸 오주원씨가 출연해 무용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대가 커진 만큼 무용수들의 동선이 확대됐고 특수 조명을 사용해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극단 ‘물결’의 단원으로 합류한 주원씨는 송 교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어릴 때부터 엄마의 연극을 많이 봐 온 탓에 송 교수의 스타일이나 철학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도움이 됐다.

“본인은 유학을 가고 싶어 했지만 극단 합류를 권했어요. 무조건 공부를 계속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된 뒤에 유학을 가야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처음 참여하는 연극 무대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기쁩니다.”

그는 극 연출의 매력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라 표현했다. 모든 것이 가벼워진 21세기에 잃어버린 감성과 신화적 상상력, 영혼의 상상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게 ‘폭풍의 언덕’을 통해 그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해 공연에서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와 같은 세대의 여성들이 소녀시절 한 번쯤은 읽어봤음직한 이 작품을 연극으로 보면서 잊었던 향수를 느끼고 다시 한 번 ‘낭만 소녀’가 되는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 뿌듯해하고 있다. 이런 주부들의 반응에 힘입어 낮12시 ‘마티네 공연’도 신설했다. 올빼미 생활에 익숙한 배우에게 낮 공연은 힘든 일이지만 그의 독려로 낮 공연을 강행, 현재 가장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연극과 무용을 접목한 ‘폭풍의 언덕’처럼 그는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는 시도를 많이 해왔다. “무용이고 연극이고 하는 장르 구분보다 관객 입장에서 공연예술로 생각해야 한다”는 그는 장르 간의 융합과 해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그의 다음 공연에서도 보여진다. 7월 12, 13일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오셀로’에 총연출과 해설을 맡아 참여하는 것. 세 명의 안무가가 참여하는 작품에 연극적 개념을 가미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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