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18대 총선 평가토론회

이번 18대 총선에 대한 지배적 평가 중 하나는 “17대 총선 때와 달리 여성계가 여성의원 만들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5월 2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경애)이 개최한 ‘18대 총선과 여성, 성과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도 총선에서의 여성계 역할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김원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여성계가 연대해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를 구성하고 102인 여성후보 추천운동을 벌였던 17대 총선 때와 달리 이번 18대에서는 여성계가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여성후보를 적극 발굴하는 노력이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도 “여성계가 힘을 모아서 17대 여성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잘한 부분들을 적극 홍보하는 등 전략적 지원을 했더라면 18대 여성의원 비율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오유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여성계는 여성의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론에 나섰다. 오 대표는 “17대 총선 당시 102명의 여성후보를 추천하면서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소수자 여성을 대변하고 여성의제를 풀어낼 거라 기대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근 여성가족부 존폐 논란 때도 여성의원 대다수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여성계의 지지 부족을 탓하기 전에 먼저 여성의원들 스스로 정당을 초월한 여성의원 연대와 당내 여성정치력 확보 등 여성계가 요구했던 숙제들을 풀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연구위원은 이날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과제로 ▲지역구 30% 여성할당제 의무화 ▲당선가능 지역 여성후보 전략공천 확대 ▲여성후보끼리의 경쟁구도 사전 방지 ▲공천심사위원회 여성위원 참여 의무화 ▲여성정치인 육성·발굴 시스템 구축 ▲남성정치인 성인지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에 여성의 참여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기득권을 가진 남성정치인들이 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정당 연수원 교과 과정에 정기적으로 여성문제에 대해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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