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3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잘 있어요, 이젠’이란 영화를 봤다. 지적장애 여성이 공장 동료들로부터 약 2년간 수차례 성폭력 피해를 보아왔지만 재판부는 지적장애 여성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2007년 여성부가 집계한 ‘장애 유형별 성폭행 현황’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를 본 472명의 장애 여성 중 지적장애 여성이 29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언어 표현이 역부족한 지적장애 여성의 경우 성폭력 피해 진술 시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진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사·사법당국은 지적장애 여성의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현실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해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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