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여성기구(NOW)는 최근 전 세계 낙태 현황을 보여주는 각종 보고서를 취합해 그 내용을 정리, 발표했다. NOW는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낙태 금지와 부실한 의료 서비스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원치 않는 임신이 전 세계적으로 연간 7600만 건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낙태건수는 감소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와 AGI(Alan Guttmacher Institue) 공동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낙태 건수는 2003년 4200만 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가임여성(15~44세) 1000명당 29명에 해당하는 수치. 1995년 조사에서는 1000명당 35명이었다.

많은 국가에서 낙태는 법률, 혹은 문화적, 종교적, 의료적 이유로 금지되고 있다. 낙태를 조건 없이 허용하는 국가가 56개국(전 세계 인구의 40%가 해당), 전면 금지하는 국가가 35개국이라고 발표했다. 낙태 허용국가의 대부분은 선진국이다.

낙태 시술에 다양한 제한을 두기도 한다. 벨기에, 프랑스, 영국은 임신 후 특정 시기가 지나면 낙태가 금지되며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공인된 의사가 인증 받은 건강관리시설에서 시술할 때만 낙태가 허용된다. 터키, 쿠바, 덴마크, 이탈리아 및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는 가족의 동의 없이는 낙태가 어렵다. 벨기에와 독일에서는 낙태 전에 필수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하며 실제 시술까지 얼마간의 의무적인 대기 기간이 있다.

문제는 낙태가 은밀한 곳에서 위험한 시술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999년 전 세계 4600만 건의 낙태시술 중 무려 2600만 건이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수백만의 여성들이 불구가 되거나 상해를 입었다. 1995년에서 2003년 사이 위험 낙태 시술의 비율은 전체 시술의 44%에서 47%로 증가했다.

국제가족계획연맹(IPPF)의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위험한 낙태시술의 96%가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난다. 동아프리카에서는 가임 여성 1000명당 39명, 남아메리카는 1000명당 33명이 위험한 낙태시술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술 중 죽음에 이르거나 심각한 상해, 불임 및 만성적인 건강질환을 경험하고 있다.

NOW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현행 여성 재생산권 관련 법률의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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