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부부 함께 세워라
재무설계 부부 함께 세워라
  • 임계희 / 국제공인재무설계사, 파이낸피아㈜ 대표
  • 승인 2008.05.23 11:05
  • 수정 2008-05-2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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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생각 적극반영, 자녀들 동참땐 성공 더 높아
중소기업체 임원이신 정모(49) 이사님. 나름대로 자신의 인생 목표와 재무계획을 세워 실천해 오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전문가인 나에게 검증을 받고 싶다며 찾아오셨다. 이사님은 자신의 인생목표와 사명서 그리고 세부적인 실천 계획서가 담긴 자료를 나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꿈과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보낼지를 설명하셨다.

“저는 세계를 여행하며 여행기를 쓰고 싶고 퇴직 후에는 농촌에 내려가 농사지으며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문제는 아내와 아이들의 생각이 저와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아내는 퇴직 후 귀농하자는 제안에 혼자 가라며 관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것이지요. 이대로 가다간 아마도 노후에 아내와 생이별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대표님께 재무설계 상담을 받으면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주시나요?”

나의 대답은 이랬다.

“물론이죠. 제안서를 설명해 드리는 날 부인을 모시고만 오세요.”

이사님은 부인과 함께 자녀 둘을 데리고 우리 회사를 다시 방문하셨다. 그날 이사님께 자신의 꿈과 계획에 대해 가족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내드렸다. 이사님의 설명에 가족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어 재무설계사인 나의 설명이 이어졌다. 나는 이사님께서 지금까지 자산관리를 제대로 잘 해 오셨다는 칭찬과 노후에 필요한 월 생활비를 조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윽고 가족의 표정은 점차 밝아졌고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나서는 그 반응이 매우 달라졌다.

사모님이 말했다.

“두 가지가 명확해진 것 같아요. 하나는 아직은 노후생활을 위한 자산이 조금 부족하니까 앞으로 4, 5년간은 남편이 현 직장에서 계속 일해야 된다는 것과, 우리 가정의 미래에 대한 재정적 그림이 확실히 그려지고 나니까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진 것이에요. 퇴직 후 남편 따라 귀농해도 될 것 같아요.”

그러자 대학교 1학년생인 큰딸이 끼어들었다.

“저도 아빠의 꿈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요. 그리고 저도 개인 재무설계사가 될래요. 지금까지 전공을 무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늘 우리 가정의 재무상담을 받으면서 앞으로 멋진 재무설계사가 되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어요.”

그제야 이사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재무설계는 부부가 함께 세우고 실행할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특히 노후 설계는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많은 의견을 나누어야 행복한 노후를 만들 수 있다.

60세에 은퇴를 한다면 30년 가까이 남은 인생의 후반전은 새로운 삶을 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렇듯 긴 시간을 함께 할 배우자와 의논하지 않는다면 자칫 생이별을 하거나 반쪽짜리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남편보다 7년 내지 10년 더 오래 사는 부인의 노후설계를 위해서는 부인의 생각을 적극 반영해서 설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정 이사님 가정처럼 재무설계 수립 시 자녀들도 동참시키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가족 전체가 열심히 협력해서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자녀들도 엄마, 아빠의 인생 목표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부모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아울러 부모의 인생목표와 계획은 자녀들의 인생목표를 수립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 후 이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오늘 재무상담을 받으면서 얻은 수확이 너무 큽니다. 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저 혼자 여러 가지 준비들을 해 오고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가족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못내 찜찜했었는데 오늘 그 숙제가 풀리니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큰 딸이 재무설계사가 되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는 것이 저에겐 가장 큰 수확이고 축복인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계획대로 차분히 실천하는 것뿐인 것 같습니다. 재무설계는 온 가족이 함께 할 때 위력이 나타나는 것임을 오늘 새삼 깨달았습니다. 대표님 너무 고맙습니다.”

재무상담사인 나 자신도 이렇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하지 못하고 사는데, 이사님의 인생 계획서를 보며 나는 부끄러움과 동시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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