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혓바닥 이상’고발 종종 들어와
씻어서 그냥 먹는 과일은 관리 철저해야

봄의 상징은 빨갛게 익은 먹음직스러운 딸기일 것이다. 옛날 우리가 어렸을 때는 조그맣고 땡땡한 딸기가 아주 맛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조그맣고 땡땡한 딸기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커다랗고 세포가 숭굴숭굴한, 그래서 어떤 때는 싱겁기까지 한 딸기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상품성이 좋아 소비자에게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어 생산자나 판매자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런데 딸기는 다른 껍질을 벗겨 먹는 과일과 달리 씻어서 그냥 먹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농약 잔류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 소비자 고발센터에는 봄만 되면 딸기, 방울토마토를 먹고 혓바닥에 이상이 생겼다는 고발이 종종 들어온다.

올해도 그런 고발을 받으면서 소시모 소비자리포트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딸기를 구매해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다른 나라의 소비자 단체의 실험 결과는 어떤지 알아보았다.

서울시내 대형마트, 백화점, 시장, 노점에서 포장된 상태로 판매되는 딸기 12개 제품을 구입,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의뢰해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준치 이내지만 2개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 저농약 제품으로 표시된 친환경 딸기 1개 제품에서는 ‘아세타미프리드’ 성분이 잔류되었고, 일반 딸기로 분류된 제품에서는 4개의 농약성분이 검출되었다.

딸기의 농약 잔류는 호주나 영국, 프랑스, 미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호주의 소비자단체 초이스가 호주 전역의 다양한 소매점에서 일반 농가에서 재배한 딸기 27개와 유기농 딸기 4개 등 31개 제품을 구입해 검사를 한 결과, 일반 농가 딸기 27개 중 17개 제품(63%)에서 한 가지 이상의 농약이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잔류 허용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되거나 딸기에 사용이 불허된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일부 유기농 딸기에서도 농약 잔류가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영국에서도 최근 67%의 딸기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되었고, 프랑스에서도 검사대상 딸기의 20%에서 법적 허용치를 넘는 잔류 농약이 나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농약에 오염될 가능성 때문에 딸기를 크게 우려하는 식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가 구입해 실험한 제품에서는 농약잔류가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지만 일부에서 여러 가지의 농약이 잔류되고 있음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기준치 이하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농약에 노출되면 발암 가능성과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딸기처럼 씻어서 그냥 먹는 과일의 경우 농약 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생산, 유통 과정에서 생산자와 유통업자들은 농약사용 금지를 할 필요가 있고 소비자들도 농약 잔류 여부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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