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여성축제 가득한 5월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은 다양한 여성축제를 즐길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안티페스티벌’을 비롯해 ‘여성인권영화제’ ‘비혼여성축제’ 등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성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여성주의 문화운동으로 재탄생

10년이라는 역사를 이어온 안티페스티벌은 올해 ‘고 허스토리, 스톱 히스토리(Go herstory, Stop history)’라는 주제로 16일 서대문 문화일보홀에서 어느 해보다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역사 속 여성 인물들이 대화하는 내용의 뮤지컬, 여러 허스토리를 춤과 노래로 표현한 공연 등을 준비했다.

이 외에도 부모성 함께 쓰기 내용을 담은 창작 판소리, 차별받는 장애 여성을 표현한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안티페스티벌 10주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여성계의 대모’ 이효재 선생이 이주여성, 탈북여성, 성적소수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직접 무대에 서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평등과 사랑을 실천한 ‘진정한 미스코리아 상’을 수상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티페스티벌’은 1999년 여성의 성적 상품화를 반대하고 다양한 미의 기준을 제시했던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로 출발해, 공중파 방송의 미스코리아 대회 생중계를 중단시키는 등 성과를 거둬왔다.

이후 ‘안티 성폭력’(2005∼06), ‘대통령과 춤을’(2007) 등 꾸준한 이슈 제기를 통해 명실 공히 대표적 여성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한 안티페스티벌의 이번 주제는 ‘여성사’.

그동안의 안티 역사를 소중한 여성역사로 인식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역사 속에서 평가 절하되거나 매장된 여성 인물들을 재조명하면서 여성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 희정 이프 사무국장 총기획자는 “가부장제의 여성 아이콘으로 존재하는 신사임당이 아직도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역사인물로 살아 있는 현실은 한국여성사의 왜곡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안티페스티벌은 여성인물들의 재해석과 발굴을 통해 우리 사회가 여성과 여성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하고, 현대 여성에게 미래 비전을 줄 수 있는 여성주의 문화운동으로 새롭게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티페스티벌이 끝나는 다음주 23일부터 4일간 서울 명동의 인디스페이스(중앙시네마 3관)에서는 서울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제3회 여성인권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

쉼터 20주년을 맞아 서울여성의전화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쉼터를 만나다(개막작)’, 출품 공모 당선작 ‘라라 선샤인’ ‘잘 있어요, 이젠’을 비롯해 12개국 35편의 장·단편 작품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특히 퀘벡의 여성주의 영상집단 ‘비디오 팜므(video femme) 특별전’과 이곳 소속인 감독 로젠 포탱과의 특별한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영화제가 시작된 2006년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침묵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2회 때에는 가정폭력·성폭력·데이트폭력 등 폭력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던 여성인권영화제는 이제 ‘경계를 넘어, 길이 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폭력의 뿌리, 폭력의 구조인 ‘가부장제’의 재조명을 통해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는 여성들을 만나볼 준비를 마쳤다.

비혼 여성들의 삶과 사랑, 공감의 장

지난해 비혼 여성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비혼여성축제’도 올해 2회를 맞아 24일 홍대 롤링홀에서 보다 다양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비혼, 그 입술을 열어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2008 비혼여성축제는 ‘영상제&음악제’를 통해 위풍당당한 비혼 여성들의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감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비혼여성영상제’에서는 비혼 여성 영화인들을 모집해 독립과 싱글맘을 꿈꾸는 비혼 여성의 삶을 반영한 단편영화를 제작했고, 비혼여성다큐멘터리 ‘비혼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비혼 여성들을 밀착 취재하여 그녀들의 삶, 사랑, 경제적 문제 등을 담아냈다.

또한 비혼 여성 UCC에서는 다양한 패러디를 통해 기존의 결혼 중심적인 사회를 통쾌하게 풍자한다.

이 외에도 비혼 여성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세리머니, 비혼 여성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뮤직 페스티벌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