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공정무역의 날 기념 국제포럼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하는 ‘2008 세계공정무역의 날’ 기념 국제포럼이 지난 9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세계공정무역의 날은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시민축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

‘GMO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오가닉 코튼과 희망무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의 유전자변형식품(GMO) 연구자, 환경 활동가, 세계의 공정무역 사업가 등이 참여해 GMO의 문제점과 유기농 면화 재배 등 대안운동, 공정무역 등에 대해 논의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루는 길을 모색했다.

이날 최대 이슈는 GMO 농산물에 관한 것. 지난 1일 GMO 옥수수 5만7194톤을 실은 선적이 울산항으로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 GMO 옥수수 수입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면서 GMO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GMO 전문가인 김은진 원광대 교수는 “유전자 조작식품은 알레르기 유발, 독성의 발생, 항생제 내성 증가 등 인체에 위험한 증상이 지적되고 있다”면서 “단지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의 유해성뿐만 아니라 비용 상승으로 인한 생존권 위협의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인도의 농민운동가 프리야 살비는 “몬산토 사의 유전자 조작 면화(BT코튼)의 광범위한 도입은 생산 비용을 증가시켜 인도 영세 농민의 70%가 농지를 저당 잡히게 했다. BT코튼이 대량으로 도입된 비다바 주의 5개 지구에서는 20개월 동안 1500명의 농민이 자살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6년 인도에서는 BT코튼 농지에서 풀을 뜯어 먹은 가축들이 폐사하고, 여성 면화 채집자들이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다.

이어 GMO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인도의 환경단체 나브다냐의 활동가 디야 샤르마는 지역 농민 훈련과 토종 종자운동 등의 대안농업운동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나브다냐의 워크숍을 수행한 인도의 농민들은 유기농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계수단을 마련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토종종자 지키기 운동을 지속해 온 심문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토종 씨앗은 에너지, 식량, 천연자원 등과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주권의 하나”라고 강조하며 토종종자 네트워크 구성, 1품종 토종 종자 심기, GMO 반대 캠페인, 토종 종자 우수성 홍보 등의 활동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여성환경연대 으뜸지기인 이상화 이화여대 교수는 “대안농업이나 공정무역 운동 등 실제적인 활동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 패러다임을 확립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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