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 김희은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불명예 퇴진’ 김희은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5.02 12:34
  • 수정 2008-05-02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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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강요 부당합니다”
여성부, 30분 만에 사표 제출 요구…21일 면직처분
진흥원 이사회·여성단체 “타당한 이유 밝혀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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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사표를 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바보 같았죠. 여성부가 얼마나 힘들까, 배려한다는 마음이었는데 여성부 장관은 전화 한통 없더군요. 집 나간 개한테도 이렇게는 안할 텐데…. 지금도 너무 분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지난달 28일 만난 김희은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무척이나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21일 여성부로부터 면직처분을 받고, 25일 사표 종용 과정의 부당성을 폭로하기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김 전 원장은 25일 입장발표문을 내고 “여성부로부터 부당하게 사표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정봉협 여성부 여성정책국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5시30분에 찾아와 “청와대에 오늘 6시까지 사표를 받았다고 보고해야 하니 사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 국장은 “최근 부처마다 기관장 사표를 일괄로 받고 있고 여성부만 피해갈 수 없다. 사표 제출은 형식적 절차이고, 선별 심사과정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원장은 일주일 후 해임 통보를 받았다.

김 전 원장은 “청와대의 압력에 못이겨 일괄로 사표를 받는 것일 뿐이고 선별 심사할 것이라는 정 국장의 말을 믿었고, 여성부가 축소된 상황에서 제가 버티면 여성부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라 생각해 형식적으로 냈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저를 내보내기 위해 한 말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물론 이런 식으로 항의해도 사표 수리를 번복할 수 없고, 제 행동이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비상식적으로 여성기관장을 잘라내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흥원 이사회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사회는 지난 1일 “마땅한 후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야반도주하듯이 처리한 이유가 무엇이냐, 문서상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 후임 원장 선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성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단체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는 지난달 25일 논평을 내고 “객관적 사유나 업무에 대한 평가 없이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면직을 통보한 것은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이고, 부당한 처사”라며 청와대와 여성부에 타당한 사유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2일 변도윤 여성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김 전 원장의 면직처분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원장은 4일 차이로 임기 1년(4월25일)을 채우지 못해 퇴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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