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윌비 가부장제 이론 창시자
이선희 호주정부 대외원조기구 젠더분과의장

지난달 2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는 연구원 개원 25주년을 기념해 ‘국제사회의 성주류화 동향과 한국의 여성정책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무엇보다 “경제분야에서 성평등정책을 주요 의제로 다루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졌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성장을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성평등 의제가 어떻게 경제의제들 속으로 파고들어갈 수 있느냐가 국제사회의 여성이슈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이론의 창시자라 불리는 실비아 윌비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와 호주 정부 대외원조기구의 젠더분과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선희 박사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여성의 노동숙련도를 향상 시켜야”

실비아 윌비 가부장제 이론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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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가부장제’를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억압하고 착취하는 사회구조와 관습의 체제’로 정의해 가부장제 이론의 창시자라 불리는 실비아 윌비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 1990년에 펴낸 ‘가부장제 이론(이화여대 출판부)’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그는 “성평등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윌비 교수가 제안한 방식은 여성의 노동 숙련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저는 성(性)에 따른 임금격차가 곧 생산성 격차임을 주장해왔습니다. 숙련도에 있어 남녀 차이가 있다면 그 격차를 좁히는 것이 영국 경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이죠. 영국 내에서 비생산적인 노동자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임신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파트타임 노동자로 돌아오는 여성’입니다. 이들에게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한다면 결국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번 국제포럼을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윌비 교수는 영국 여성예산그룹(Women’s Budget Group) 공동의장을 지냈고,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와 여성과평등기관(Women and Equality Unit)에서 연구를 수행한 경력을 토대로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여성예산그룹 내에서 윌비 교수는 경제에서의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세금 및 복지혜택제도 등에 관한 세부 권고에서부터 예산 분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개입해왔다.

그가 말하는 유럽 여성정책의 핵심은 ‘고용분야에서의 평등한 대우’다. 유럽위원회와 유럽평의회는 고용·실업 및 임금에 있어서 남녀가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단일기준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3세 미만 유아와 3세부터 취학연령에 이르는 아동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을 마련해 2010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심포지엄에 이어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열린 ‘젠더와 정책포럼’에도 참여한 윌비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페미니스트 전략이 바로 ‘성주류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주류화는 기존의 전략을 대폭 개혁할 수 있는 역량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성별간 격차를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성주류화는 국가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젠더 이슈를 고려하는 것을 뜻한다.

“성평등은 그 자체로 중요한 개발목표”

이선희 호주정부 대외원조기구 젠더분과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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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성평등’은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안정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빈곤을 감소시키고 원조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 필수적이죠. 호주의 원조 프로그램은 ‘성평등 진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성평등이 호주 원조 프로그램의 주요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평등은 그 자체로 중요한 개발목표가 됩니다.”

호주 정부 대외원조기구(이하 AusAID·The Australian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의 젠더분과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선희 박사는 호주 성평등정책이 ‘성평등문제를 경제분야로 확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AusAID는 2006년과 2007년 성평등 진전에 대한 비용으로 총 620만달러를 책정할 정도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이선희 의장이 성평등 문제를 경제분야와 접목시키는 이유는 경제적 지위에 있어 큰 성별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최근 발간한 ‘2007 Gender Gap(성별 격차)’에 의하면, 세계는 보건과 교육부문에서는 90% 이상 성별 격차를 줄이는 데 진전을 보였으나, 경제부문은 60% 정도만 좁혀졌다.

이에 따라 그가 이끄는 AusAID의 중점 지원분야는 ‘성인지 예산 지원’과 ‘여성사업가 지원’이다. ‘성인지 예산’은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자원이 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미 1980년대 중반에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한 호주 정부는 현재 아시아 및 태평양 국가들의 성인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사업가를 지원하는 이유는 여성사업가들이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성불평등한 제약을 받아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그는 ‘세계은행 그룹젠더행동계획’과 손을 잡고 여성의 사업 기회를 넓히고 고부가농업 등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교육심리학을 공부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사회인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선희 의장은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책임관리자, 호주 보건복지부 조사원 등으로 일하며 정부기구에서의 활동영역을 넓혀왔다.

AusAID와는 1992년 인연을 맺은 이후 교육, 사회발전분과 등 다양한 부서에서 책임자로 일해왔고, 2006년부터 젠더분과 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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