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시대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해피스쿨’ 수업 현장
다문화 가족 시대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해피스쿨’ 수업 현장
  • 김은경 객원기자 (글, 전주) kekisa@naver.com, 민원기 객원기자 (사진) m
  • 승인 2008.05.02 10:54
  • 수정 2008-05-0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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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손생·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결혼이주여성들 낮선 땅에서 ‘영어교사’꿈 실현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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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 쿰(꿈)은 좋은 옴마(엄마)? OK. 또 좋은 용어(영어) 생선? 손생? 음. 손생(선생)님이 되는 고십니다(것입니다). 하하하.”

여느 중고등학교 여학생 교실과 다름없는 분위기다. 교단에는 선생님이 서있고 그 앞에 학생이 나와 자신의 꿈을 발표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발표하는 학생은 필리핀인이고 한국말이 서툴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관장 임경진)에서 열린 결혼이주여성 영어강사 양성과정 ‘해피스쿨’의 4번째 수업현장. 그동안 얼굴을 익힌 탓인지 이주여성 학생들은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등 꽤 친해진 모습들이다.

“이주여성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매우 강한편입니다. 타국으로 시집온 그들에게 고향사람만큼 반가운 사람들이 있을까요. 금방 친해지고 서로 많이 챙겨주죠.”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교육훈련팀 신소정 간사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이번 해피스쿨도 이주여성들의 끈끈한 연결망으로 인해 톡톡한 입소문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좋은 것이 있으면 소개도 시켜주고 서로를 끌어주죠. 해피스쿨이 이주여성들에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만큼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이주여성들은 주변에 일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뜻을 같이해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날 수업은 방과 후 교사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소양교육이 이뤄졌다. ‘방과 후 교사의 역할과 구실’이란 주제로 진행된 수업에서 이주여성들은 방과 후 교사로서 갖춰야할 마음가짐과 태도, 한국 교실문화의 특수성과 그에 대한 대응법 등을 배웠다.

특히 이날 이주여성들은 교사로서 자신을 타인에게 먼저 내보이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여는 연습을 했다. 어릴 적 고국에서 가졌던 꿈과 현재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하며 갖게 된 꿈을 발표하며 자신을 열어 보이는 것이다.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꿈이 있었다. 한국에서 결혼생활 3년 5개월째인 마리안(25)은 고향에서 꿈이 선생님이라고 했다. 교육자가 되기 위해 대학을 다니다 결혼 때문에 중퇴를 해야 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그는 그래도 교육자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 마케팅 업무를 봤던 엘라(36)는 그때 일하며 느꼈던 보람을 다시 찾기 위해 한국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갖기로 했다. 다행이 영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어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밖에 여성들도 어릴 적 꿈과 현재의 꿈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대체로 그들의 꿈은 두 가지. 하나는 국제결혼을 한 만큼 성공적인 결혼생활과 가정의 화목을 위해 자신이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좋은 영어교사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꿈을 꼭 이룰 것”이라며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짓는다. 여전히 언어장벽, 문화적 차이, 사회적 편견, 불평등한 기회 등 그들이 앞으로 해쳐 나가야 장애물이 여전히 산적해 있지만 그들은 그 꿈을 키우며 희망을 갖고 활력을 얻는다. 그들의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이주여성들의 역량과 잠재력은 그들의 희망을 행복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해피스쿨을 찾는 이주여성들 대부분이 자기 국가에선 나름대로 대학까지 나온 고등교육을 받았던 이들이거나 전문영역에서 자신의 캐리어를 쌓은 여성들이었기 때문이다. 대개 경제적 이유로 국제결혼을 선택한 경우이기 때문에 일에 대한 열망이 강하고 능력도 출중한 이들이 많은 편이다.

이날 수업을 통해 이주여성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 더 전진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날 오후 12시 30분이 지나 수업이 끝나자 이내 한 사람의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의 역할로 돌아가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의실을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이 내딛는 발길에 행운과 행복이 따라 붙어 각자의 꿈을 꼭 이룰 수 있길 마음속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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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쿨’이란?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지난해부터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희망일자리 프로젝트. 임실과 전주에서 각각 방과후 학교 영어강사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영어권 출신 국적을 가진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해 교육생 전부가 필리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전주에서 진행 중인 해피스쿨 교육생은 지난 3월28일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치르고 최종 30명이 선발됐다. 방과후 지도사 자격증 과정과 뮤지컬 잉글리시, 스토리텔링, 영어지도법 등 영어강사로 활동할 때 필요한 프로그램 지도와 취업 대비 교육을 받는다.

수료생들은 7월15일까지 총 120시간의 수업을 이수한 후 유치원과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외국어학교 등에서 전문 원어민 영어강사로 일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는 한국어린이교육개발원, 튼튼영어, 행복한 교육 등 취업구인업체와 협약을 맺고 교육생들의 조기 채용과 취업 지원을 하고 있다.

한편, 3월24일부터 임실교육청에서 시작된 해피스쿨 교육과정은 20명의 교육생이 지난달 30일 수료식을 갖고 임실군내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강사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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