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목련
철목련
  • 옥선희 / 영화 칼럼니스트
  • 승인 2008.05.02 10:38
  • 수정 2008-05-02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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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무대, 결혼·출산·죽음과 여성의 삶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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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목련’은 ‘보이즈 언더 사이드’ ‘터닝 포인트’와 함께 허버트 로스 감독의 대표적인 여성영화로 꼽힌다. 다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정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눈물과 웃음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아메리칸 퀼트’, ‘나우 앤 댄’, ‘문라이트 앤 발렌티노’ 등과 비교해보면 좋겠다.

전원마을 치카핀의 평화로운 휴일 아침. 신문을 돌리고, 그네와 자전거를 타고, 야구 하러 가는 아이들 사이로 결혼식 준비로 바쁜 어른들 모습이 보인다. 도수 높은 안경을 낀 껑충한 아가씨 아넬(다릴 한나)이 트루비(돌리 파튼)의 미용실을 찾는다. 15년간 자연미를 신조로 일해 왔다고 자부하는 토박이 미용사 트루비는 오갈 데 없다는 아넬을 채용한다. 아넬이 채 일을 익히기도 전에 지방 방송국 사장 클레리 여사(올림피아 듀카키스)가 미용실을 찾는다. 이어서 오늘 결혼하는 아름다운 신부 쉘비(줄리아 로버츠)와 모범주부 몰린(샐리 필드) 모녀가 머리 손질을 하러 온다. 심술 갑부 미망인 위저 여사(셜리 매클레인)가 들이닥치면서 미용실 단골멤버가 한 자리에 모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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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목련’은 여성의 일상 공간인 미용실을 무대로 성격, 연령, 처지, 생각이 다른 6명의 여성 이야기를 펼친다. 마을의 온갖 뉴스가 모이고 퍼져나가는 미용실에서의 수다에다 결혼식, 크리스마스 파티, 장례식, 부활절 행사 등의 통과의례를 곁들인 점이 돋보인다. 특히 모티브라 할 수 있는 쉘비의 결혼과 출산과 죽음이 나머지 여성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감동과 유머를 담아 잔잔하게 전달한다.

‘철목련’은 은유나 상징, 과장, 생략, 비약으로 머리 싸맬 일이 없는, 해설이 필요 없는 영화다. 그저 스크린에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저릿해지고 흐뭇해지는 작고 소박한 영화다. ‘철목련’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영화의 미덕이 더욱 돋보인다. 원작자 로버트 할링에게는 당뇨로 인해 아이를 낳다 죽은 여동생이 있었단다. 할링은 여동생과 마을 여성들의 사연을 희곡으로 써서 1987년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고, 지금도 꾸준히 연극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이 작품을 토대로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철목련’과 같은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와 앙상블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시 할리우드의 원로, 중진, 신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 군단의 노련하고 성실한 연기는 칭송받을 만하다. 이 영화가 명실상부한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해 샐리 필드, 셜리 매클레인 등이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중견 남성배우들의 튀지 않는 연기,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대사, 원작자의 고향에서 찍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 귀에 익은 팝송도 이 아기자기한 여성영화에 큰 몫을 했다.

감독 허버트 로스/ 주연 샐리 필드, 셜리 매클레인/ 제작 1989년/ 상영시간 119분/ 등급 15세 이상/ 출시사 컬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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