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신문상’ 수상자 2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여성신문상’ 수상자 2인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4.25 17:02
  • 수정 2008-04-2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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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배우라는 격려의 상… 다음영화에 도움”

지난 4월18일 폐막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특별상인 ‘여성신문상’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제 막 고등학생 티를 벗은 여대생과 첫번째 영화를 마친 30대의 젊은 여성감독, 국내외 여성영화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두 사람을 만났다.

‘인형계단’의 서정민 감독

“고생한 친구들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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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더 기뻤어요. 아직 배울 게 많은 학생인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형계단’은 서정민 감독이 2년 전 계원예고 연극영화과 재학 중에 만들었던 작품이다. 반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입시경쟁 속에서 주인공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친구의 노트를 훔치고, 시험 중에 커닝을 하는 등 부정한 방법을 저지른다. 그의 심리는 인형들이 줄지어 서있는 음산한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모습으로 상징화된다. 마침내 1등을 차지한 그는 계단 끝에 오르는 데 성공하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폐허뿐이었다.

“고등학생으로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주제가 공부와 경쟁이었어요. 소재를 고민하다가 서열화의 의미로 계단을, 표정을 잃은 학생들을 인형으로 비유했어요.”

심사위원들이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생의 작품으로서는 너무나 뛰어난 완성도 때문이었다. 시나리오 작업에서부터 세트와 분장, 연출까지 모두 학생들의 손으로 해낸 것. 배우로는 반 친구들이 동원됐다. 가장 힘든 점은 40명이나 되는 배우들을 관리하고 일일이 연기 지도하는 일이었다고. 밤 신이 많아 집에 늦게 들어온다고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도 힘들었다.

연극을 좋아해 예고에 들어갔던 서 감독은 학교에서 영화의 재미를 알게 됐고, 이제 중앙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있다.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고 싶은 생각에서다.

“고등학생을 벗어나 사회로 나갔으니 앞으로 더 많은 소재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는 그는 다음 작품으로 번지점프를 소재로 한 영화를 기획 중이다.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번지점프를 통해 이를 해소한다는 설정이라고. 그는 “여성신문에서 준 상금으로 그동안 미안했던 친구들에게 보답도 할 수 있고, 다음 영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혹독한 나라…’의 소피 슈컨스 감독

“한국여성이 주는 상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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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주는 상이라 영광스럽고, 특히 한국에서 주는 상이라니 더욱 기쁩니다. 한국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의 나라거든요.”

소피 슈컨스 감독은 먼 나라 한국에서 전해진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기덕 영화의 팬이고, 몇년 전 베니스영화제에서 보았던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며, “이번 영화제 기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고 언젠가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혹독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은 음식을 거부하는 소녀 앨리스. 일 때문에 바쁜 아빠와 바람을 피우는 엄마 사이에서 앨리스의 외로움은 거식증으로 나타난다. 흑백 화면을 사용한 영상미와 상징성, 주인공을 맡은 소녀의 연기가 뛰어난 작품이다.

“앨리스는 소녀에서 여성이 되려는 중간단계에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사랑이나 따뜻한 정을 느끼지 못한 그는 부모와 같은 어른, 어머니와 같은 여성이 되지 않기 위해 음식을 거부하고 소녀로 남아 있으려 합니다.”

그러나 감독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앨리스가 그린 그림 속에서 나비가 빠져나와 형태를 갖추고 멀리 날아가는 장면이 그것. 감독은 “통과의례와 같은 어두운 터널의 끝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기다리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화를 만들게 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였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서 느낀 부분을 영화 속에서 표현하고자 애썼다고. 뉴욕과 유럽에서 연극배우와 영화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으며 ‘혹독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상업적인 미국영화보다 훨씬 영화 본연에 충실한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밝힌 한국영화에 대한 감상이다. 현재 그는 9월쯤 촬영을 시작할 작품 ‘마리케 마리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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