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영화, 대중성 키우자
여성주의 영화, 대중성 키우자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4.18 17:32
  • 수정 2008-04-1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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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 국제학술회의
여성감독과 대중 만남 지원정책 확대해야

 

2007년 선보인 여성감독 영화작품 중 사진 왼쪽부터 궁녀, 두번째 사랑, 어깨너머의 연인.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2007년 선보인 여성감독 영화작품 중 사진 왼쪽부터 '궁녀', '두번째 사랑', '어깨너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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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미스터리 궁중 괴담을 독특한 방법으로 그려내 인기를 끈 ‘궁녀’(감독 김미정), 동시대 살아가는 여성의 고민을 담은 ‘어깨 너머의 연인’(이언희), 현재 뉴욕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한·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김수아) 등 2007년에 극장 개봉한 여성감독의 영화는 8편. 그 중 신인감독의 작품이 7편이라는 역사적 해로 기록됐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돼 있는 최근 영화시장에서 여성감독들의 약진이 지속될 거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화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현재 단편영화와 독립다큐멘터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감독들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는 국내외 여성영화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학술회의 ‘여성영화의 새로운 지도 그리기’가 개최됐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특히 아시아 여성주의 영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갔다.

영화교육기관이 여성감독 증가 가져와

극장에서 여성감독의 영화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단편·다큐멘터리계에서는 이미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2002년에서 2003년 상반기까지 2년간 167편의 작품이 쏟아져 나온 것에 이어 2003년 하반기에서 2006년 상반기까지 3년의 기간 동안 무려 355편의 여성감독 작품들이 단편과 다큐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의 여성감독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영화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급증하고 영화교육 기관들이 신설, 확대되던 시기와 맞물린다. 현장에서 도제식으로 영화인을 길러내던 양성시스템에서 벗어나 제도교육 하의 영화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를 거친 여성감독들이 속속 등장했고, 2000년대 이후 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상황은 한국 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루이자 웨이 홍콩 시립대 교수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앞서 여성감독들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존재했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한·중·일 3국 중 여성감독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사회주의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중국’이다. 1950년대부터 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 수업을 받은 전체 수강생의 20%가 여성이었고, 이는 79년에서 10년간 59명의 중국 여성감독들이 182편의 영화를 만드는 성과를 냈다. 일본 역시 9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시작한 우리나라보다 12년이나 앞선 85년에 도쿄국제여성영화제를 개최해 여성감독들을 지원해오고 있다.



여성감독과 대중 만남 지원정책 확대해야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한 여성감독들의 활발한 작품활동은 한국 영화산업을 지탱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지혜 영화인회의 편집실장은 “여성감독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도 이들의 활동이 한국 영화시장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여성감독들에게도 “공포와 스릴러를 결합해 흥행에 성공한 ‘궁녀’처럼 새로운 장르의 시도 등으로 여성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루이자 웨이 교수는 “30여명의 중국, 일본 여성영화감독들을 인터뷰하면서 여성영화 제작이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여성감독들에 대한 활발한 학문적 평가와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보다 많은 여성감독들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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