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채소 곁들인 파스타 샐러드
새싹채소 곁들인 파스타 샐러드
  • 박효신 / 여성신문 편집위원, 전 온양민속박물관장
  • 승인 2008.04.11 16:20
  • 수정 2008-04-1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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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입보다 눈이 먼저 유혹당한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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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파스타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웬 파스타? 풀각시가 파스타를 요리하게 된 사연인 즉, 어느날 서울에 올라갔다가 기차 타러 용산역으로 갔다. 기차시간이 한시간이나 남은 거다.

“지하 마트나 한번 둘러보자….”

그냥 구경만 하기로 한 거였다. 그런데 시골 아줌마 눈이 동그래졌다. 서울 몇년 떠나 있었더니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특히 멋진 디자인과 색깔을 가진 주방용품들이 ‘나 데려가라’고 자꾸만 유혹을 했다.

애써 외면하면서 식품코너를 돌아가는데 그만 한 녀석한테 필이 딱 꽂혔다. 알록달록 꼬불꼬불, 모양도 색도 어찌나 예쁘던지 무작정 집어들었다. 그런데 계산대에서부터 후회가 막 밀려오는 거다. 도대체 이걸 왜 산 겨? 그리고 파스타는 1년 넘게 찬장에서 묵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파스타 요리다!”

맘 잡고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파스타’를 치니 갖가지 요리법이며 사진들이 주르륵 올라온다. 우선 필요한 재료를 대충 훑어보니 올리브유, 생크림, 플레인 요구르트, 화이트 와인 등 기본 재료에 조개관자, 칵테일 새우, 날치알까지?

“충동구매의 여파가 크구먼…. 파스타 때문에 파산하겠네….”

나는 지중해식 양념과 조리법은 완전 무시하기로 했다. 마침 창가 일회용 컵 속에서 키우고 있는 새싹채소가 먹기 좋게 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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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스타일로 하면 되지 뭐. 아침부터 우아하게 새싹채소 곁들인 파스타 샐러드….”

생각만 해도 맛있을 것 같다. 우선 파스타를 푹 삶아 건져낸다. 다시 봐도 색깔은 참 예쁘다. 그리고 작년 가을 수확한 배와 사과를 적당히 썰어 파스타와 버무린다. 깊숙이 넣어둔 아끼는 접시 꺼내어 음식잡지에서 본 대로 멋을 부려 담았다. 예쁘게 자란 새싹채소는 잘라 고명으로 얹었다. 알록달록 파스텔톤 예쁜 파스타에, 서울에서 사먹자면 매우 비싸다는 배와 사과, 여기에 초록빛 싱싱한 새싹채소까지 곁들이니 환상적인 조화가 이닌가. 

“아참, 그것도 넣어야지….”

작년 여름 따서 냉동실에 얼려둔 빨간 앵두를 몇 알 뿌려두니 이건 일류 레스토랑 요리가 울고 가겠다. 이제 소스만 만들면 된다. 예산 풀각시표 소스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재료 : 마늘 쬐끔, 양파 몇 조각, 깨소금 듬뿍 한 스푼, 마요네즈 한 스푼, 소금 쬐끔. 끝으로 계피와 생강으로 만들어둔 수정과 반 컵, 이것이 포인트다.’ 이 모든 것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주면 풀각시표 ‘수정과 깨 드레싱’ 완성!

아침부터 기분 내고 앉아 드레싱 술술 뿌린 뒤 버무려 한입 떠 음미해보니 그 맛이 아주 괜찮다. 계피, 마늘, 생강, 깨소금 향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지금까지 먹어본 적 없는 칼칼하니 독특한 맛이 입맛을 돌게 한다. 파스타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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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고추장 소스 비빔 파스타를 한번 해볼까나….”

파스타가 예산까지 와서 고생한다.

아침을 ‘새싹채소 곁들인 파스타 샐러드’로 끝내고 충동구매를 다시 한번 반성하며 중얼거리는 말.

“많이 사고 많이 버리게 만드는 서울이 무서워….”

사실 그날 내 장바구니 속에는 파스타만 들어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뒤로는 아무리 기차시간이 남아도 지하에는 절대로 안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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