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 지도교수
[인터뷰] 김영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 지도교수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4.11 11:47
  • 수정 2008-04-1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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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상처 회복 '비블리오테라피'
혼자 읽는 것보다 집단일 때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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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를 뜻하는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 그리스어로 ‘문학’ 혹은 ‘책’(biblion)과 ‘치료’(therapeia)를 합친 용어로, 문학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는 심리적 치료기법을 말한다. 독서에는 그만큼 마음을 다스리고 자기 신뢰를 회복하는 힘이 있다.

대학과 각종 문화센터에서 ‘독서치료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김영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 지도교수는 국내의 독서치료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 그는 20년 넘게 논술지도를 하다가 아이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1990년대부터 독서치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말하는 독서치료의 기본원리는 동일시와 동일시로 인한 카타르시스, 통찰, 이 세가지다.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대리만족과 해방감을 느끼게 되죠. 그 과정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통찰’을 경험하게 됩니다. 통찰과정은 혼자 읽는 것보다 집단으로 이뤄졌을 때 보다 효과적입니다.”

그의 독서치료 강좌는 매주 읽어 온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이뤄진다. 나는 왜 아름다운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는 ‘나이듦의 즐거움’(김경섭), 열등감 극복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외딴방’(신경숙), 타인과의 소통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 등을 읽어 오게 한다. 강의를 듣는 집단원의 성격에 따라 주제를 정한다. 예를 들어 가족에 대한 아픔이 많은 집단이라면 같은 책을 읽어도 가족사에 보다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이다. 

김영아 교수가 요즘 관심을 갖는 집단원은 다름 아닌 ‘엄마들’이다. 그는 “자기 자신이 바로서지 못하고 정체성을 잃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엄마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치유가 매우 필요한 대상이 이 땅의 엄마들임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에게 ‘엄마’들이 특별한 이유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의 상처와도 이어져 있다. 그때 자신을 살려낸 것이 ‘엄마’였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몸이 너무 많이 부서지고 깨져서 병원에서도 포기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어머니의 강인한 의지로 수술을 거듭한 끝에 제가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많이 아프지만,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며 제 삶에 주어진 몫을 천천히 해내려고 해요. 그만큼 저는 여성의 힘을 믿고 독서치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책을 읽을 때 꼭 주인공에게 맞출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을 때 주인공인 ‘나’보다는 자신과 비슷하게 23살의 나이에 너무나 많은 삶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던 ‘오빠’에게 애착이 갔다고.

“자기와 동일시되는 인물을 꼭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눈에 들어오는 대목에 밑줄을 그으며 읽다가 더 큰 공감이 가는 곳에는 표시를 해놓고, 나중에 그 부분만 다시 읽으면서 되새김질해 보세요. 왜 그 부분이 와닿았는지를 짚어보고, 이유를 써보는 것에서부터 혼자 하는 독서치유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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