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결혼·가족 성찰하는 독일 사회학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긍정적 변화"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을 계속해온 그는 지난 2일과 3일 서울대·한양대 여성연구소가 주최한 국제세미나에 참여해 산업화와 복지국가, 이에 따른 여성들의 삶의 변화로 인해 ‘가족 이후의 가족’이 도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사회에서 일상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충되는 스케줄과 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시공간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규정되어 있는 걸 그냥 따르면 됐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규칙과 방법을 찾아 가족 내에서도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협상이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이혼을 택하게 되었고, 이혼으로 인해 우리는 다양한 가족 변화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산업화가 이뤄지고 복지국가가 형성되면서 ‘가족’은 생계가 가능토록 하는 유일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남편과 육아·가사를 담당했던 아내 사이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남녀 모두 생존의 수단으로 가족을 택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는 특히 새로운 가족형태인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다인종가족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가족을 수용하는 세금제도와 양육, 노인 돌봄 등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트 벡 교수는 이 모든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결론 내린다.
“지금도 남녀관계의 변화혁명은 이어지고 있다”며 “이 모든 변화는 제도적·의식적으로 ‘후퇴’가 아닌 ‘진보’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