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보도 문제 있다 "정책대결 어디가고 미모대결 부각하나"
총선 보도 문제 있다 "정책대결 어디가고 미모대결 부각하나"
  • 윤혜란 /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운영위원
  • 승인 2008.04.04 11:35
  • 수정 2008-04-0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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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후보의 대결을 ‘외모 경쟁’으로 몰아가거나(왼쪽) ‘격전지’ 등의 문구로 일부 후보의 대결만 부각시키는 방송 선거보도 장면.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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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 보도에서도 총선 관련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각 당의 공천 과정, 정치인의 입장 및 거취 표명, 각 당의 총선 공약, 한반도 대운하 공방 등이 각 방송에서 쟁점적으로 보도되어 왔다.

방송 보도를 통하여 선거과정을 지켜보고 선택을 하는 유권자가 많은 만큼, 방송의 총선 보도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방송에서 보이는 총선 보도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두배 늘어난 여성 후보 관심 별로

우선 여성정치인에 대한 보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이번 총선에서 보인 새로운 변화 중 하나가 17대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던 여성정치인들이 대거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는 점이다. 당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에 한해서, 경선과정을 생략하고 당내 공천심사위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인 전략공천으로 선거를 치르게 된 여성의원들도 여럿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언론 보도는 그 사실을 알리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비례대표로서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법적인 장치 하에서 직능과 전문성을 인정받는다면, 지역구 국회의원은 정치 역량을 갖춰야 선택받는다. 17대와 그 이전의 국회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던 많은 여성의원들이 18대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아 선거에 뛰어들게 되었다는 것은 여성정치인의 직능과 전문성에 정치적 역량이 보태어진 것이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18대 총선의 여성후보자는 전체의 11.7%로, 17대 총선의 5.6%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이 수치는 정치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높아졌고, 여성정치인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언론은 이런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고 있지 못한 듯하다.

물론 여성정치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총선과정에서의 여성정치인의 변화가 감지됐다면 방송은 그 변화를 필요로 하는 사회분위기를 읽고 그 의미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총선이 끝난 후의 결과 진단 역시 필요하다.

격전지 면밀하게 보도해야

또 하나는 이른바 ‘격전지’ 또는 ‘접전지’에 대한 선거 보도가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격전지’, ‘접전지’ 보도는 총선 관련 보도 중 방송사들이 빼놓지 않고 관전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는 부분. 관심을 모으는 후보자들끼리의 경쟁을 전망하는 이런 보도에서 주로 유력정치인, 유명인사, 개성 있는 후보자 등 후보자의 면면이나 정책 대결을 예상하면서 ‘맞대결’, ‘대격돌’, ‘숙명의 일전’ 등의 수사를 동원하여 강조하고 있다.

‘정몽준-정동영, 서울 동작 을에서 대격돌’, ‘이재오 vs 문국현, 서울 은평을 대운하 격돌’, ‘민주화운동 대부 vs 뉴라이트 두뇌’, ‘토박이 vs 경영인 vs 노동운동가’ 등 주로 기사 제목에서 후보자 2명간 또는 3명간의 경쟁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제목은 정치권의 위상 대결, 대운하 건설이라는 이슈에 관한 정책 대결, 이념 대결 등 후보자 개인이 나타내는 상징성에는 충실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그 외의 후보들이나 신생 정당의 후보들을 자칫 유권자의 관심권 밖으로 배제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격전지’ 보도는 다양한 후보자들이 내세운 정책방향과 공약, 과거의 지역발전 기여도, 지역 일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하고 판단할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 결국 언론 보도가 각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비전과 가치의 다양성을 미리 좁혀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격전지’ 보도가 흥미 차원에서 경쟁 자체를 극대화시켜 선거를 싸움(?) 구경하듯 대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후보자의 비전 및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 판단하기보다 승패에만 관심을 갖게 만든다.

특히 여성후보자끼리 경쟁하는 경우 ‘빅 매치’라는 표현을 쓰면서, 여성후보자의 선거를 정책이 아니라 승패 싸움으로 몰아가는 점도 문제다.

특히 서울 중구 선거구 보도에서 이러한 점이 두드러졌다. ‘신은경-나경원 중구 맞대결’, ‘신은경 선진당 입당… 나경원과 중구서 격돌’, ‘신은경 vs 나경원… 곳곳 여성 대결‘ 등. 이런 기사의 경우 제목만 보아서는 여성후보자들이 어떤 정책으로 대결하는지, 어떤 정체성을 갖고 경쟁하는지 등의 정보는 노출되지 않으며 관심도 없는 듯 보인다.

외모 경쟁…정치 변화에 역행

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에서는 여성정치인 대결을 미모 대결로 몰아가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나경원, 신은경 두 후보자를 언급하면서 ‘그래도 미모 하면 강금실’이라는 등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여성후보자들이 내세우는 비전과 가치를 외면하고 외모만을 부각시킴으로써 여성 정치환경의 변화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송은 이번 총선을 좀더 긴장하여 보도할 필요가 있다.

여성정치인의 위상과 참여도에 있어서의 변화를 치열하게 조명하고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여성정치인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진단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총선 때마다 반복적으로 해오던 ‘격전지’ 보도의 남발이나 ‘격전’ 강조는 지양해야 한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비전과 정책방향을 치열하게 조명하는 ‘격전지’ 보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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