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이 케이블 채널 선정성 부채질

 

3월25일 밤 11시에 방송된 케이블 채널 ETN의 ‘백만장자의 쇼핑백’ 첫 방송에서 나체인 여성의 몸에 회를 올려놓는 ‘네이키드 스시’를 소개하고 직접 먹어보는 모습을 방영했다. 방송 이전부터 ‘선정성 논란’이라는 이슈로 여론몰이를 하더니 방송이 나간 후에도 인터넷을 통해 계속해서 재방송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상위 1% 부자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생활을 누리는지에 대해 알아본다’는 것이 방송사측이 밝힌 제작 의도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몸의 떨림을 카메라와 대사로 상세히 묘사하거나, 불을 끈 채 진행자들이 젓가락으로 회를 집도록 하는 연출, ‘스시 모델의 조건은 첫째가 체모 제거’라는 등의 대사로 인해 이미 제작 의도는 설득력을 잃었다.

특히 여성이면서 같은 여성의 알몸을 앞에 놓고 남성 패널들과 시종 선정적 농담을 주고받으며 “맛있네요”라거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게 돼서 좋네요”라고 말하는 진행자 황인영의 무개념에는 할 말을 잃었다.

“실제로 상류층 중 해외에서 네이키드 스시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단지 그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재현한 것인데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죄송하다”거나 “의도하진 않았으나 선정적으로 비춰진 데 대해 죄송스럽고, 향후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해명하는 방송사측의 뻔뻔함은 극도의 불쾌감만 안겨줬다.

프로그램이 문제가 되자 방송사는 “문제 영상에 대해서는 모자이크 처리하고, 재방영 시간대를 심야 시간대로 조정하며, 인터넷 다시보기 영상도 올리지 않겠다”고 했단다. 그러나 이미 누리꾼들은 개인 블로그로 퍼나르기를 마친 지 오래다. 

여성계의 반응도 뜨겁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단순히 노출로 인한 선정적인 장면이 아니라, 여성을 하나의 사물로 취급하고 도구로 만드는 상품화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고. 왜 아니겠는가.

방송위원회는 “방송사측에 주의 통보와 함께 자체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제재까지는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방송위원회는 성 표현 관련 조항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케이블 방송에 대해 1500만~3000만원의 고액 과징금을 물린 바 있다. 그러나 공공성을 가진 방송의 선정성 폐해가 돈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 케이블의 선정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 아니겠는가.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이 재방, 삼방을 원칙으로 방영된다는 점이다. 청소년의 접근이 용이한 낮 시간에 방영되기라도 한다면 그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