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후보 "중년남성 원로급 인사를 영입하라"
후보자부인 "봉사적·희생적 이미지 구축하라"

“중년 남성층의 표를 얻기 위해 지역 원로급 인사를 선거대책위원장 또는 선거대책위원으로 영입하라”

한나라당 조직국이 4·9 총선 공천이 마무리됨에 따라 최근 ‘18대 국회의원 필승 가이드’를 제작해 전국 시도당에 배포했다. 200쪽에 달하는 이 책자에는 ‘공천 직후 해야 할 일’부터 ‘공식선거운동 기간 일일 계획표’, ‘여성 후보자로서 유의할 것’, ‘후보자 부인이 해야 할 일’ 등 세세한 지침이 망라됐다.

여성 후보자에 대해서는 남성후보보다 자금이나 조직 면에서 불리할 수 있으므로 홍보에 중점을 두고, 여성후보라는 이유로 언론의 주요 관심대상이 되는 만큼 언론대책 전담요원을 별도로 둬서 매체홍보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또 중년 남성층의 표를 얻기 위해 지역 원로급 인사를 영입할 것을 권유했다.

남성 배우자의 역할도 강조했다. 선거운동기간 중 여성후보에 대한 인식공격이 쏟아질 때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물론, 여성후보가 상대하기 어려운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것을 당부했다.

후보자 부인의 활동지침은 무려 3쪽 분량에 달했다.

가장 주력한 부분은 이미지 구축이다. 책자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 부인상인 봉사적·희생적 이미지를 구축하되, 후보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대등·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20~20대 청년층이나 고학력·고임금의 유권자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부인상을 선호하는 만큼 접촉대상에 따라 순발력 있는 이미지 변화를 꾀할 것을 충고했다.

또 너무 젊거나 화려하면 대다수 유권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화장이나 옷차림은 수수하고 검소하게 하며, 액세서리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시장이나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인색하지 않도록 하고, 수행자 역시 수수하고 덕망 있는 여성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여성표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는 ▲여성·교육·환경·소외계층 문제 등 여성 유권자가 중요시하는 분야에 관심을 높이고, ▲후보의 여성공약을 숙지하는 자세로 여성문제에 대한 자상한 지원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며, ▲새마을부녀회 등 조직이 방대한 단체를 비롯해 여성단체·직능단체·종교단체 등의 행사에 적극 참여해 소속인사와의 접촉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반면 남성 후보자의 활동지침으로 “다방, 주점 등 다수인이 모이는 장소의 주인 및 종업원과 친밀도를 유지할 것”을 당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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