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노인일자리가 진화한다
고령화 사회, 노인일자리가 진화한다
  • 주혜림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3.21 12:06
  • 수정 2008-03-21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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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봉사 등 공익형 직종서 ‘전공 살리기’로 업그레이드

 

노인 일자리가 생애 경력을 살리거나 지자체의 특색을 반영하는 등 보다 전문화되고 있다. 은퇴 후 꾸준히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기·경력 바탕 ‘전문직’ 인기



서울시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문화유적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하순(61)씨. 10년간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하고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경력을 바탕으로 주 3회 하루 4시간씩 활동하고 있다. 관람객이나 초·중·고 학생들에게 송파구 관내 유적지인 몽촌토성, 방이고분 등 한성백제 유물의 역사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한달 급여는 정부지원금 20만원이 전부다. 그래도 송씨는 “은퇴 이후 전공을 살려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경로당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버체조 지도를 하고 있는 김문자(68)씨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부터 취미로 에어로빅을 배워온 김씨는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양천구 노인종합복지관이 경로당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해온 ‘실버체조 지도자 파견사업’에 지난해부터 참여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주 3일 하루 2시간씩 일을 하며, 급여는 시간당 1만원을 받는다.

김씨는 “젊었을 때 못이룬 꿈을 늦게나마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 주위 친구들도 부러워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시니어연합이 배출하는 ‘할머니 선생님’도 인기다.  중·고령 여성들을 대상으로 ‘보육보조교사 교육’을 실시해 여성노인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동화구연, 예절교육, 한자교육, 전통놀이교육 등을 진행하도록 돕고 있다.

현재 이들처럼 전문성을 가지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일하고 있는 노인의 수는 서울시에서만 약 3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김창규 회장은 “고연령자들은 사회활동에 대한 의욕도 앞서는 데다 전문가와 견주어 전혀 부족할 것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 오히려 젊은 인력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특산품’에 노인 인력 활용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특산물 상품화에 노인 일자리사업을 연계시켜 눈길을 끈다.

강원도 횡성군의 ‘한우 키우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우가 유명한 강원도 횡성군은 마을 단위 노인회를 중심으로 한우 키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 프로그램은 횡성군측이 공동축사를 설치해주고 노인들이 이를 관리하면서 일자리를 갖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자신들이 사육한 소를 판매하고 남은 이익금을 나눠 가지거나 농협에서 위탁사육을 받아 사육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횡성군은 이들의 축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수의사 파견, 판로 개척, 경영자문 등의 지원을 해준다. 지난해 횡성읍 청룡리를 비롯해 4개 지역 노인회가 혜택을 받았고, 올해에는 5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횡성읍 청룡리 노인회 김천호(75) 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소가 입실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익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휘되고, 이것이 지역경제의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마을 노인회 20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부촌리 노인회는 ‘단마 재배사업’을 실시한다. 지난해부터 유휴지 2000㎡에 단마를 재배해 지역특산품 선물세트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500박스의 단마를 판매할 경우 1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충남 서천군 노인회는 서천군의 위탁을 받아 서천의 대표상품인 ‘맛김 제조·판매 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시니어클럽협회 김창규 회장은 “현재 노인 일자리는 수요(약 30만개)에 비해 공급(약 11만7000개)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태”라며 “생애 경험과 기능을 살리는 특색 있는 노인 일자리의 등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니어연합 신용자 회장은 “’할머니 선생님’과 같은 여성노인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가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7년 현재 65세 이상 여성노인 인구가 약 287만2000명으로 남성(약 193만9000명)보다 90만명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노인을 위한 고급 일자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에도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



고령 근로자가 중소기업에서 현장연수를 하고 정식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 ‘고령자 뉴스타트 프로그램’도 있다. 대상은 50세 이상 실업자로 노동부 고용지원센터(jobcenter.work.go.kr)에 구직등록을 하면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현장 연수기간은 3개월(1일 4~8시간)이며, 제품 조립이나 행사 보조 등 단순업무를 비롯해 신제품 개발 등 단기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교통비·중식비 등으로 월 2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

연수가 끝난 뒤 정식으로 채용될 경우 1인당 총 270만원(제조업 540만원)의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이 1년 동안 지원된다.

문의 1588-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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