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다른 어린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해사건으로 세상이 무섭고 불안한 상황에서 어제 중학생 딸아이가 들려준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요즘 학교에선 교사로부터 “어른들이 길을 묻거나 도와달라고 하면 절대로 따라가지 말라”는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 교육의 성과(?)인지 하교길에 어떤 아저씨가 길을 묻길래 “저 이 동네 잘 몰라요”라고 하고는 피해왔다는 딸 아이의 말을 듣고 엄마로서 아이를 지도할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전 같으면 남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쳤겠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들이 도움을 요청해 유인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가 되어버린 것도 걱정이고 그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도 걱정이다. 언제까지 각자가 알아서 조심하는 식의 후진적 대응을 해야 할까. 성범죄를 비롯 취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과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딸 가진 부모는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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