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 인터넷 공간에 ‘여성전용’ 개설 주도
디시인사이드는 정치, 사회, 인물, 스포츠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1000여개의 갤러리(사진게시판)를 중심으로 한 사이트다. ‘폐인’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이곳은 여느 포털사이트 못지않은 접속률을 기록하는 곳이기도 하다. 주제별로 구분된 갤러리 내에서 이용자들은 각종 정보와 사진, 자료를 공유하며 때로는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도 있다.
“‘디시인사이드’가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 여성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전용 갤러리 개설을 주도한 박유진 뉴스팀장의 설명이다.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는 “여성이 쓴 것처럼 보이는 게시물은 극히 적고, 여성 이용자들도 스스로 남자로 가장한 채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가장한 남성성’을 부각시키고자 진짜 남성들보다 강도 높은 수위의 표현들을 사용하는 예도 있다고.
디시인사이드가 남성 중심적인 인터넷 공간이라는 점은 대부분 여성 누드사진이 올라오는 ‘누드 갤러리’, 여자친구 사진을 올리는 ‘여친 갤러리’ 등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의 갤러리에서도 비회원제 익명 사이트라는 특징을 이용해 자신을 숨기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의 발언이 오가기도 한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음란사진이나 동영상, 성희롱 발언들이 종종 문제가 되기도 했다.
비회원제가 사이트의 기본정책이지만 여성들만의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전용 갤러리에는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해 여성임이 확인된 회원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성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주제는 피부, 미용, 쇼핑 등의 정보에서부터 연애상담, ‘된장녀’ 논란 등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여성만을 위한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자는 의견도 모아졌다.
박유진 팀장은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이슈를 여성갤러리에서 모두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여론의 ‘핵’이라 불릴 만큼 디시인사이드 전체가 보여준 영향력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또한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이용자들의 욕구를 파악해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부분을 계속 보충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