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체험+친절함 갖춘 블로그 스타

“저는 주부입니다. 요리도 잘 못하고 청소도 항상 미루는 어설픈 주부랍니다. 저는 약사예요. 소아과 약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약사랍니다. 아기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엄마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쬐끔은 가슴이 따뜻한 약사랍니다. 저는 아로마 테라피스트입니다. 재미삼아 만들어본 천연비누에 빠져서 어느덧 자격증까지 땄네요. 천연비누랑 화장품이 얼마나 좋은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많은 분들께 알리고 권해드리려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인터넷 닉네임 ‘버블워니’의 블로그 ‘버블뱅크’(blog.naver.com/bubblebank)는 문을 연 지 이제 1년5개월이지만 방문객 수는 100만명이 넘었고, 10만회가 넘게 스크랩되었으며, 6700명의 이웃이 생긴 ‘빅 블로그’다.

그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과 남편을 위해 천연비누와 연고를 만들기 시작, 자료가 쌓이면서 ‘이걸 알렸으면 좋겠다’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다.

우선 버블워니는 정보를 아주 상세하게 전달한다. 직업이 약사이다 보니 모든 재료와 결과물에 대해 수준 높은 전문지식을 제공한다.

“임산부가 레티놀 성분을 사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네요. 레티놀은 비타민A 성분으로 전구물질이 ‘레티노이드’예요. 레티노이드는 피부과에서 피지 조절약으로 처방되는 것으로 기형아 유발 확률이 높아서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절대 복용해서는 안되는 약이에요. 기혼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처방을 하지 않구요. 하지만 화장품으로 바르는 레티놀 성분은 그 함유량이 적고 피부에 흡수돼 태아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적어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레티놀 및 그 유도체를 함유한 화장품을 임산부에게 사용 금지하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걱정이 되신다면 임산부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심리적인 불안감도 임산부에겐 안좋거든요.”

“다음주에는 이런 것들을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다 만들어서 사진까지 찍어뒀어요. 지금 자료정리하고 있답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초보님들을 위한 ‘MP비누 만들기’랑 ‘선물용 바스피즈 만들기’도 같이 올릴게요.”

셋째, 버블뱅크에 들어서면 레티놀 아이크림이나 젤파스, 립글로스 등의 레시피로 물리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계량단위와 제조법이 빽빽하지만 정보 사이 사이에는 주인장의 따뜻하고 세심한 배려가 스며 있다. 자기가 직접 만들어 써본 후에야 블로그에 올린다는 그는 좋은 점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상의 주의점까지 반드시 첨부한다. 

넷째, 버블워니는 자신이 가진 정보를 아무 조건 없이 완전 공개한다.

“블로그나 카페를 다니다 보면 글 아래에 이런 문구를 많이 보게 됩니다. ‘예의 없는 몰상식한 불펌을 금합니다!!’라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누구든 제 글을 담아 가실 때엔 ‘이거 내가 찾던 자료네. 고맙게 담아 가서 유용하게 써야지.’ 이런 생각을 하시겠죠. 덧글이 없어도 어느 분이 어떤 자료를 담아 가셨는지 알 수 있고, 그것만 봐도 저는 충분히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혹시라도 담아 가실 때엔 정말 부담 없이 가져가세요. 간단한 덧글 한줄을 써주신다면 감사하지만 덧글이 없어도 괜찮아요. 팍팍 퍼가세요.”

다섯째, 버블워니는 블로그에 개인 대소사까지 공개하고 함께 공유함으로써 방문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2008년 2월28일 ‘워니의 낙서장’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이 낙서장은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덧글 수백개가 붙을 정도로 이웃들의 버블워니 사랑은 대단하다.

어쩌면 평범한 약사에 머무를 뻔한 한여자가 블로그라는 개인매체에 의해 스타가 되었다. 그는 신문에 천연비누와 화장품에 관한 내용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방송 출연도 하게 됐으며, 그가 집필한 천연화장품에 관한 책이 4월 중 출간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버블뱅크’(www.bubblebank.net)라는 쇼핑몰을 오픈했고 최근에는 다니던 약국을 그만두고 대구시 신암4동에 버블뱅크라는 이름을 건 작은 공방도 마련했다.

그의 이같은 성공은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한 듯 보였다. 왜냐하면 그는 쉼없이 공부하는 블로거이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 아로마테라피스트인증협회의 강사 자격증을 땄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국가 주관의 ‘아로마 테라피스트 자격증’(ARC)도 땄다. “오늘은 뭘 만들지?” 매일매일 생겨난다는 행복한 고민, 그것은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추진력이 되고 있다.

나오미는 ‘Not old image’라는 뜻으로 안정된 결혼생활을 누리며, 신세대 못지않은 감각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중년여성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고급 외제차에 명품으로 치장한 중년부인을 가리켜 나오미족이라 부르던데, 제가 생각하는 현명한 나오미족은 사치하지 않고 젊게 당당하게 사는 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