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민노당 이색후보 눈길
한나라당·통합민주당 상위순번 고심

각 당이 오는 4·9총선 비례대표로 내세운 인물들의 면면이 무척이나 이채롭다. 

국내 정당 사상 첫 외국인 출신이 상위 순번으로 확정되는가 하면, 당선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는 1, 2번에 장애인과 노동자 등 소수자들이 상당수 배치되는 상황이다.

특히 창조한국당이 상위 순번으로 내세운 필리핀 여성 헤르난데즈 주디스 알레그레씨는 파격에 가깝다. 주디스씨는 15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현재 영어학원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남편은 2004년 작고했다. 다문화 가정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디스씨는 “이주자 권익을 살릴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국현 대표는 “차별받고 있는 이주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벽과 싸우면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주여성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심상정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세웠던 민주노동당은 이번에는 곽정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전 상임대표를 1번에, 환경미화원 홍희덕 전국민주연합노조 전 위원장을 2번에 올렸다.

또 88만원 세대를 대변할 후보로 이주희 전 민노당 학생위원장을 5번으로 정했다.

민노당 비례대표 출마자들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정권인 이명박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막을 진정한 서민 지킴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도 장애인과 비정규직을 우선 배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현재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박김영희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와 이남신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우선순위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아직 비례대표 우선순위를 결정짓지 못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650여명이 후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은 이경숙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번으로 거론되지만 참신성 부족, 자격논란 등 잡음이 있어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 여성환경 운동가 출신의 김상희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서민·중산층, 소외계층을 아우르는 인물 영입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올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은 총 54석으로 17대 총선에 비해 지역구가 2곳 늘어나면서 2자리가 줄어들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