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돌봄·상생’어우러진 목소리 ‘희망’ 쏘았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9대 요구안 발표
시민난장·놀이마당 가족체험 프로 인기
지난 8일 서울시청 앞 광장과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그리고 정동 일대에서는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다.
“여성,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열자!”라는 외침과 함께 야외행사가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은 이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000여명의 여성들로 가득 찼다. 무지개빛 옷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이들은 광장을 무지개빛으로 물들였다.
올해 ‘3·8 여성축제’의 3대 핵심가치는 ‘사람·돌봄·상생’이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사람·돌봄·상생’은 개별 단어의 의미도 소중하지만 함께 모여 있을 때 의미가 더 깊어진다”며 “이 가치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성장지수보다 행복지수를 소중히 여기고,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는 공동체가 바로 여성이 희망하는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매년 3월8일이면 열렸던 ‘3·8 여성축제’지만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행사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167개 시민단체들이 ‘여성축제조직위원회’를 꾸리고 축제를 준비하면서 여성계만의 축제를 넘어서 시민축제로 발전한 것.
시민들과 함께 즐기고 축하하고자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한 47개의 시민난장이 큰 몫을 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제기차기, 널뛰기 등 놀이마당을 풍부하게 마련해놓았고, 성매매 금지, 안티페스티벌 등 여성이슈들을 재미있고 쉽게 알 수 있도록 준비한 전시마당도 많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사진전, 유방암 예방캠페인, 휠체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아이 둘과 시청 앞 광장으로 봄소풍을 나왔다가 우연히 여성축제에 참여하게 된 이현정(둔촌동·32)씨는 “아이들에게 세계여성의 날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런 행사를 잘 모르는 시민들을 위해 열린 공간에서 여성축제가 많이 열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시간 유관순기념관에서는 김성주 아나운서와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 이계경·최순영·신명·이경숙 국회의원, 이현숙 대한적십사자 부총재 등 다양한 여성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800회 수요시위’에 대한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또한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 현실화 ▲성평등한 가족정책 실현, 보육의 공공성 강화 ▲통합적 인권교육 실시, 차별금지법 제정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 반대 ▲여성장애인 고용할당제 강화 등 올해 3·8 여성축제 9대 요구안도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