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리우메’의 마츠이 히사코 감독
영화 ‘오리우메’의 마츠이 히사코 감독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3.14 10:13
  • 수정 2008-03-1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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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세대·여성 공감하는 영화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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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들이 첫 대면인데도 제 영화를 이해해주셔서 기뻤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도 상영을 했지만 한국은 특히 가족애가 강한 나라라 좋은 반응을 기대했거든요.”

지난 7일과 8일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열린 영화 ‘오리우메’ 상영회에는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관객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관객의 대부분을 50대 이상의 남녀 노인들이 차지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졌다.

상영이 끝난 후 만난 마츠이 히사코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들뜬 모습이었다.

‘오리우메’를 통해 치매 노인을 둔 가족의 대응방법을 새롭게 그려낸 마츠이 히사코 감독은 TV 드라마 작가와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50세라는 늦은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3년부터 5년의 세월을 투자해 완성한 영화 ‘유키에’(1998)로 데뷔했으며, 2002년 완성한 ‘오리우메’는 그의 두번째 장편영화다.

“저는 사회복지사가 아닙니다. 치매환자를 어떻게 간호해야 하는지 하는 교육적인 영화가 아니라,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부모를 버리고 싶다는 마음과 버려선 안된다는 마음이 공존하며 괴로워하는 가족들에게 그렇게까지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오리우메’가 나온 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또한 눈물 흘리는 관객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드라마 제작자로 활동하다가 늦깎이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는 대부분 젊은층과 남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서 “나와 같은 베이비붐 세대가 느끼는 감정, 굳이 페미니즘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성의 눈으로 보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답변했다.

“변영주 감독의 팬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변영주 감독과 대담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뻤다고. “실제로 만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낮은 목소리’와 같은 사회성 짙은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감독이 ‘밀애’나 ‘발레교습소’같은 상업영화에도 진출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러웠습니다. 일본에서는 다큐멘터리 여성감독이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죠. 메이저 영화사에서도 여성감독은 거의 기용하려 하지 않는 풍조가 아직까지 남아있구요.”

한국 방문은 두번째. 15년 전 김치를 주제로 한 정보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김치의 매력에 빠져 매일 식탁에 김치를 빼놓지 않는다는 그는 “이 나이에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김치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며 웃었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결심한 지 1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2편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마츠이 감독. 그는 일본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조각가 된 노구치 이사무의 어머니 ‘레오니 길모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세번째 작품으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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