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신임 차관

이 신임 차관은 지난 3일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새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에 뒤처지지 않는 중심부처로 거듭나야 한다”며 “특히 세 부처가 합해진 만큼 융합을 통한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이 차관은 공직생활에 있어서나 이후 석·박사 학위를 취득함에 있어 ‘인간승리’적인 면모를 보여왔다.

1973년 서울시 7급 공무원에 합격한 뒤 이 차관에게는 언제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서울시 여성공무원 최초로 인사과장을 지냈고, 복지건강국장 재직 시절에는 ‘건강도시’ ‘실버취업박람회’ 등의 개념을 도입해 복지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절 ‘남녀 직종 파괴’의 대표적 사례로 이 차관을 발탁해 서울시 재무국장과 서울시 감사관의 중책을 맡기기도 했다. 92년부터 4년간은 제2정무장관실에서 여성 사회참여와 채용 등 주요 여성정책을 기획·입안하는 여성정책과장으로 일하는 등 여성·복지·노인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에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이 차관의 이런 경력은 가족 관련 업무의 보건복지가족부 이관으로 나오고 있는 가족정책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유일하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처럼 바쁜 공직생활 속에서도 이 차관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차관은 79년에는 임신으로 배가 불룩한 채 학력고사를 쳐 한국외대 일본어과 야간학부에 입학했다. 83년 졸업한 뒤 주경야독으로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석사(91년)를 거쳐 서울시립대(2001년·‘한일 여성정책 비교’)와 일본 교토 도시샤대학(2005년·‘노인 장기요양제도 연구’) 등 한·일 두 대학에서 잇달아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한편, 일각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는 김성이 장관 내정자와 이 차관 모두 복지부 경험이 전혀 없는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한 관계자는 “장·차관 중 한분이라도 내부사정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