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여성 대통령’ 불씨 살렸다
힐러리, ‘여성 대통령’ 불씨 살렸다
  • 이은경 / 여성신문 기자·20주년 기념사업본부장
  • 승인 2008.03.07 13:36
  • 수정 2008-03-07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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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서 재기
여성들의 한 표 큰 힘 발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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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선후보 사퇴설에 시달렸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텍사스,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주에서 실시된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동시에 세계 최강국 미국에서의 여성대통령 탄생이란 꿈도 한 걸음 더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힐러리와 오바마가 각각 185명씩 대의원을 똑같이 나눠가짐으로써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은 4월22일 펜실베이니아 경선으로 넘어가게 됐다.

힐러리 부활의 요인을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펼쳤던 우호적인 히스패닉 정책 덕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NOW(전미여성기구) 등 주요 페미니스트 단체들을 축으로 한 여성들의 지원활동과 함께 여성유권자들의 여성정치인으로서의 힐러리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부활의 원동력으로 꼽는다. 즉 ‘여권 투표’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됐다는 평가다. 특히 힐러리를 살리는 데 극적 역할을 한 오하이오주는 힐러리 자신도 여성 표에 대해서는 오바마의 2배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던 주였다.

실제로 이곳 경선이 끝난 후 NOW는 킴 갠디 회장이 최근 쓴 힐러리 지지 칼럼을 재인용해 “힐러리야말로 여성 낙태권, 건강과 복지, 인권정책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선후보이기에 NOW가 공식적으로 지지해왔다”며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경제정책과 노련한 외교정책으로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누를 것이며, 이후 백악관에서의 첫날을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경제위기 수습, 독신자를 포함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정책 수립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하다”는 논평을 냈다.

NOW는 지난해 3월부터 ‘여성을 백악관에 최초로 입성시키는 역사적 캠페인’으로 힐러리 지지를 공식화하고, 회원들이 번갈아 힐러리 지원유세에 참여해왔다. 특히 “자주 바뀌는 헤어스타일” “도도한 여자” “남편이 없었더라면 여성으로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등으로 오바마에 비해 훨씬 적대적인 보도를 해왔던 언론들을 향해 “피상적인 성차별주의에 사로잡히지 말고 본질을 파악해주기 바란다”며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공정보도 권고 서명운동을 전개해왔다. 이와 함께 오바마 지지 여성들의 “같은 여성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흥분을 느낀다”는 반응도 전화며‘여성 대통령’ 기대 무드를 조성해 왔다.

정파를 초월해 여성들의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화이트 하우스 프로젝트’의 메어리 윌슨 회장은 “이번 경선의 최대 수확은 페미니즘이 남성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힐러리와 다른 많은 여성리더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이제는 오바마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로써 경선에서 조명된 여성대통령 가능성의 의미를 함축했다.

스웨덴의 남스톡홀름대 최연혁 교수는 “이곳에서는 힐러리의 부활을 통해 여성정치 후진국인 미국이 세계 최강의 민주주의 국가답게 여성대통령을 선출해 여성의 지위를 획기적으로 올리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 지원군은‘사커 맘’인 중산층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미국 경선에선 힐러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사커 맘’(soccer mom)으로 대변되는 중산층 여성들이 똘똘 뭉쳐 활약했다”며 “만약 힐러리가 11월 대선까지 살아남아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하드 파워에서 소프트 파워로 본격 접어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펼쳐질 것이다. 동시에 우먼 파워가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년간 여성운동과 시민사회를 위해 헌신한 리더라는 평가 아래 페미니스트들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힐러리 미 대선후보. 여성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일체감을 가지고 ‘여권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여성정치인이 있다는 현실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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