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 되지 않게 하라
‘그들만의 잔치’ 되지 않게 하라
  • 서경교 / 한국외국어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08.03.07 11:17
  • 수정 2008-03-07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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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대학입시 노력만큼 대가 와야
과거잘못 트집보다 미래 대한 희망이 절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이명박 정부가 지난 2월25일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이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밝혔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렸던 과거 한국의 성공적 경제성장을 기억 속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통하여 새로운 ‘한반도의 신화’를 만들어가자”는 국정운영에 대한 큰 방향도 제시했다.

5년 임기의 출발선상에서 제시한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 청사진은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새 정부에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1997년 시작된 IMF사태 경제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한국의 국민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을 상실한 것은 물론이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였다. 특히 지난 몇년간 삶의 현장에서 서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은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지표상의 낙관적 평가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한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출발은 여야간 정권교체라는 차원뿐만 아니라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실현시켜 더 나은 내일의 삶을 국민들 앞에 현실로 펼쳐 보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 출범의 의미와 관련하여 5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지게 될 새 대통령과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은 몇가지가 있다.

첫째, 임기 5년 동안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생각하는 정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한국 사회에서 정부나 정치권력이 국민들과 유리되어 있는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한국의 정치는 국민들과 동떨어진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민주화 이후에도 많은 국민들은 정치인들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유지하여 왔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정치가 국민들의 고통과 애로사항을 외면한 채 ‘그들만의 잔치’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정책과 국정운영은 모름지기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민주적 정부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에 기반한 국정운영이다. 운하를 건설하는 일이나 또는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기구를 축소하는 일 등 새 정부가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일들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먼저 앞서야 할 것이다.

정치란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인정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부부가 맞벌이로 10년 이상 알뜰히 저축하고 아껴도 내집 마련이 어려울 만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있다면 이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을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도 수능시험에서 한두 문제를 놓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입시제도라면 이 역시 정상적이지 않다. 취임사에서 대통령도 밝혔듯이 땀 흘려 노력한 국민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가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노력한 만큼의 공정한 대가가 주어지고, 또 그러한 성실함이 인정받고 대접받는 사회적 풍토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세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긍심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지나간 과거의 잘못이나 또는 상대방의 약점과 흠을 트집잡아 물고 늘어지는 사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되 지나간 과거사에 얽매이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실행을 위한 논의가 진지하게 행해지는 사회가 희망이 있는 사회이다.

지금 처한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있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큰 장애물이 되지 못함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앞으로 5년, 국민과 정부가 한 마음이 되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신화를 만들어나가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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