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조직개편안 논의에서 ‘여성가족부’가 폐지 부처 1순위로 거론됐고, 끝내 ‘여성부’로 축소 존치된 상황에서 한국의 여성계는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마냥 자축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호주제 폐지 등 여성 관련 법 제정과 제도화 과정에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현재는 ‘여성운동의 위기론’까지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출발하는 ‘여성운동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큰 것도 그 때문이다.
100여명의 여성활동가들이 여성운동네트워크를 조직하자고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8월 열린 ‘사회운동포럼’ 자리에서였다.
네트워크 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해온 김원정 사회진보연대 여성위원은 네트워크 구성 목표에 대해 “페미니즘의 이념과 가치를 쇄신해나가기 위한 ‘공동교육’, 새로운 여성운동의 전망을 만들어가기 위한 ‘공동토론’, 각자가 속한 곳에서 여성주의 실천을 확산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기획하는 장(場)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가장 주목하는 여성문제는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 비정규직’ 문제다. 이 주제를 중심으로 직접 겪고 있는 여성들의 경험을 나누는 월례포럼, 여성운동에 대한 토론을 통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페미니즘 대중교육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2009년에는 여성운동네트워크가 제시한 목표와 과제를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알리고 활동가들끼리 교류하고 소통하는 자리인 ‘여성운동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성운동네트워크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여성노동자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네트워크 차원에서 준비한 자료집으로 100주년 여성운동사에 대해 대중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여성운동네트워크 외에도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표 참고)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연대 등 전국의 151개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기념 3·8 여성축제 조직위원회’는 8일 오후 1시부터 서울시청 광장과 유관순 기념관 등에서 ‘3·8 여성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여성, 새로운 공동체사회를 열자’. 전국에서 모인 여성활동가들과 시민들이 다양한 여성의 삶을 표현하며 서울 정동길에서 시청 광장까지 행진하는 ‘3·8 퍼레이드’가 축제의 중심이다. 100주년 기념식의 사회는 방송인 김미화씨와 김성주 아나운서가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