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부담에 학업전념 어려워’ 사회적 이슈로
‘학비부담에 학업전념 어려워’ 사회적 이슈로
  • 박윤수 기자 (birdy@womennews.co.kr), 김수현 인턴기자
  • 승인 2008.02.29 14:15
  • 수정 2008-02-29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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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

‘대학등록금 1000만원’. 거짓말 같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전국의 대학들이 최근 2008학년도 1학기 등록금 인상률을 발표했다. 사립대는 평균 6~9%, 국·공립대 등록금은 국립대 법인화 추진정책에 영향을 받아 사립대의 2배 가까운 8~14%에 달했다. 일부 대학의 의대, 이공계열, 예·체능계열은 이미 지난해부터 연간 1000만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2008년 신입생 기준으로 1인당 등록금 최고액을 기록한 고려대 의학계열은 입학금을 포함, 1400만원가량을 내야 한다.

물가상승률의 2배 등록금 인상률

기자가 대학을 다녔던 1990년대 초반, 인문계열 등록금은 학기당 130만원가량이었다. 전국에서 등록금이 높기로 소문났던 대학으로 의대 등록금이 최초로 학기당 200만원을 넘어섰다고 떠들썩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2007년 사립대학 등록금 상위 10개 대학의 1인당 연간 등록금은 760만~810만원, 국·공립대학은 390만~540만원에 이른다. 15년 사이에 등록금은 이미 3배 가까이 훌쩍 뛰어버린 것이다. 2001년 이후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매년 꾸준히 5~7%대의 인상률을 유지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빛좋은 개살구’ 학자금대출

참여연대가 전국의 대학 재학생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의 학생이 학비가 없어 휴학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학생의 30%가량은 학자금 마련을 위해 정부보증 학자금대출이나 시중은행 또는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 대학생들이 3413명이나 되며, 금액은 128억8600만원에 달한다.(2007년 12월 기준)

정부보증 학자금대출은 시중금리에 버금가는 높은 이자로 대학생들이 학비부담을 덜고 학업에 전념토록 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번 학기 이자율은 사상 최고치인 7.65%이고, 무이자 학자금대출을 이용하는 학생은 9.7%에 불과하다. 2%대 저리대출 방식도 올해부터 없어져버렸다. 게다가 정부가 2008년 학자금대출 기금 예산 중 1000억원을 삭감,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 기금 두고 등록금 인상

최근 사립대학들이 1년에 100억원이상의 돈을 법인 자산으로 적립하고 있다는 자료가 발표돼 충격을 안겨줬다. 참여연대가 수도권 소재 69개 대학의 자료를 조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도 기금 적립 총액은 6284억여원. 학교당 평균 108억여원에 달했다. 적립금이 가장 높은 연세대는 877억여원, 홍익대는 523억여원이나 됐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부족한 정부지원을 들지만 등록금을 올려 받은 뒤 남는 돈을 적립금 형태로 재단 재산으로 편입하는 상황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등록금 문제는 사회적 이슈

폭등하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나섰다. 지난달 19일 51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가 발족됐다. 현재 참여단체 수는 530여개로 늘어났다.

등록금넷은 ▲등록금 인하 및 동결 ▲학자금 무이자·저리 대출 전면 확대 ▲등록금 상한제·후불제·차등책정제 실시 ▲교육재정 국내총생산(GDP)의 7%로 확대 등 5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등록금 상한제나 후불제, 차등책정제 등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등 해외 각국에서 보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참여연대 민생희망팀 안진걸 간사는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대학등록금은 특정계층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라며 “등록금 문제 대토론회, 서명운동, 공익 소송, 입법 청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 해결위해 학생들 뭉쳤다

대학생들도 연대를 결성하고 함께 나섰다. 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5개 대학 총학생회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대학생들의 교육 권리 찾기 공동체’(약칭 세대교체)를 결성했다. 비운동권 출신 총학생회들이 모여 연대를 시작한 점이 눈에 띈다.

성치훈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국립대는 세번째, 사립대는 다섯번째로 등록금이 비싸지만 대학 평가에서는 늘 최하위 수준”이라며 “학비를 벌기 위해 부업에 나서니 학생들의 수준이 낮아지고 학교 경쟁력도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숙명여대의 경우는 학교측과의 협상으로 인상률을 6%대로 낮춘 편에 속한다. 김세희 숙명여대 학생회장은 “숙대의 경우처럼 학생과 학교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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