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어디 가고‘여성’만 혼자 남나
‘가족’은 어디 가고‘여성’만 혼자 남나
  • 이수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22 13:58
  • 수정 2008-02-22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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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위한 부처되도록 저출산·고령화·가족문제 여성부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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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지난 20일 타결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가족업무를 다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여성부’로 변경되며, 현재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가족부’가 된다.

현재도 2본부, 3국, 2관의 정원 187명으로 가장 작은 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초미니 부처’가 되는 것이다. 보육과 가족정책을 이관하면 현 3개의 국 중 2개 국이 없어지면서 직원 102명으로 출범한 2001년 당시와 비슷해진다.

이에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저출산 관련 업무와 청소년 업무까지 한데 모아 가족복지 기능 강화를 기대했던 여성가족부는 기존 상태로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보육·가족정책의 이관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여성·보육·가족문제의 본질을 간과한 결정이라는 논리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정책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보육·가족 업무를 공룡부처인 보건복지부로 이관, 허울뿐인 여성부만 남겨놓은 것은 여성정책의 축소이자 퇴보”라며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통합민주당에서 여성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파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과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은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일들이 다른 부처에 흩어져 있으면 오히려 그 기능을 모아주겠다”며 ‘여성정책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장 장관은 이어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저출산·가족변화, 돌봄노동의 공백으로 인한 가족 위기는 여성문제가 그 핵심이며, 여성정책과 분리된 보육·가족정책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인구문제와 가족해체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가 주변 업무로 취급되던 보육가족 업무를 이관 받아 불과 2년 만에 보육과 가족문제를 국가의 핵심과제로 부각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통합민주당 여성의원 17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의 여성가족부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가 여성의 지위 향상과 가족정책의 수립, 영유아 보육사무까지 관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여성가족부만큼이나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시해온 여성계 또한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성계는 그간 저출산문제 등 여성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보육·가족정책에 성인지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성가족부 기능 강화를 요구해왔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그간 여성가족부는 보육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평가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보육시설에 대한 관리방안을 강화하고 중장기 보육계획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면서 “보육·가족정책 이관은 혼란을 일으키고, 여성과 남성의 일과 직장 양립을 위한 다양한 가족정책의 후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연합도 공동논평을 통해 “그간의 일관성 없는 협상 과정 및 이 당선인의 관점과 비전이 부재한 발언 등을 통해 볼 때 차기 정부가 성평등 정책을 한낱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차기 정부는 그간 여성운동계의 요구가 단순한 ‘여가부 존치’가 아닌 성평등 사회를 향한 장기적 계획이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평등 정책은 특성상 한 부서만의 기획·집행으로는 실현 불가능하며 각 부처에 영향을 미치는 실효성 있는 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차기 정부는 여성부가 강력한 성평등 정책을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여가부와 통일부가 존치되면서 차기 정부의 내각은 당초 발표된 13부2처에서 15부2처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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