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제는 못 참아”
“경제 문제는 못 참아”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22 13:54
  • 수정 2008-02-22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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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율 47.4%시대, 경제 이혼 급증
가정법률상담소 50년 상담통계 발표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47.4%(2007년 기준)로 이는 OECD 국가 중 미국(51%), 스웨덴(48%)에 이은 세계 3위의 기록이다.

우리나라는 50년간 어떤 사유로 인해 이토록 높은 이혼율을 기록하게 된 것일까. 그 해답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50년간 상담통계 개요’ 내용에 담겨 있다. 1956년에 설립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006년까지 50년간 서울 본부와 31개 전국 지부에서 상담한 221만3876건의 내용을 통계화해 연도별 이혼사유에 대해 분석했다.

내용을 보면 과거 ‘배우자의 외도’나 ‘가정폭력’이 가장 큰 이혼사유였던 것과 달리 2000년대에 들어서는 경제문제로 인한 이혼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0~60년대의 여성들은 ‘배우자의 외도’(45.7%)와 ‘친정 부모에 대한 폭력과 학대’(27.8%)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70년대에는 ‘배우자의 생사불명’을 이유로 이혼을 결심한 여성들의 상담이 늘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배우자가 실종된 후 수십년이 흘러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이혼을 결심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부부 갈등 상담이 50~60년대(5.4%)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70년대 21.8%)를 보였다.

80년대에는 남편의 폭력을 호소하는 아내(31.3%)가 10%나 증가했다. 이를 두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당시 아내 가출이 증가했는데, 아내의 가출을 문제 삼은 남편이 아내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아 남편의 가정폭력 증가는 아내 가출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시기 상담소를 찾은 남성 숫자가 증가한 것도 자신의 폭력으로 인한 아내의 가출을 문제 삼아 이혼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남편의 폭력 등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를 호소한 아내의 비율은 90년대에 최고치를 기록한다. 90년대는 전체 법률상담의 과반수를 이혼 관련 상담이 차지하게 되는 시기다. 80년대(39.9%)보다 10%나 증가한 50.9%가 이혼 관련 상담으로 나타난 것. 이는 남편들의 폭력 자체가 증가했다기보다는 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의식이 달라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이혼 상담은 전체 상담의 53.3%를 차지한다. 당시 모든 상담의 주요 내용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채권·채무에 대한 상담도 90년대에는 0.8%였으나 2000년대에는 3%로 급증했다. 이런 경제문제가 가정내 문제로 전이돼 이혼 증가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남편의 폭력이나 학대에 아내가 맞대응하자 ‘아내가 자신을 학대한다’며 이혼을 호소하는 남편이 많아진 시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배우자의 폭력과 학대로 인한 이혼 상담을 요청한 남성들이 80년대 3.6%에서 2000년대에는 10%로 급증했다. 처가와의 갈등, 인터넷 중독 등도 이혼의 새로운 사유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혼 상담한 여성 비율이 80년대 79.3%, 90년대 85.1%, 2000년대 86.6%로 꾸준히 증가한 점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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