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시장안정 후 규제완화’입장차 큰 기대감
호가 격차 갈수록 커져 거래공백 이어져

설이 지나고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은 비교적 한산하다. 출범을 앞둔 새 정부가 각종 규제 완화와 친시장적인 부동산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은 조용한 모습이다. 더구나 이달 들어서는 매도·매수자간 호가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좀처럼 거래가 이어지기 힘든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의 실제 거래가와 매도호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적게는 4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5000만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자와 매도자간의 입장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은 새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와 거래 활성화 등의 ‘친(親) 시장주의’ 정책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선(先) 시장안정 후(後) 규제완화’의 방침을 밝히면서 주택시장에 거래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도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호가를 높이면서 매물을 회수하고 있는 반면, 매수자는 ‘좀더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강남권 고가아파트들의 경우 실제 거래된 가격에 비해 호가는 5000만~1억원 정도로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올해로 입주 2년차를 맞는 도곡동 렉슬을 예로 들면 142㎡(43평형)가 최근 1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23억원으로 가격차가 무려 3억5000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호가 격차가 커지면서 매수자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아직까지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저가 매물이 아니면 손대지 않겠다는 매수자들이 대부분이다.

실질적인 혜택이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매입을 미루겠다는 입장인 데다 규제 완화가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수자들은 가격 상승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매도자들 역시 눈치보기는 마찬가지다.

양도세 완화를 골자로 한 세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에 따라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에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 입장 차이가 큰 데다 더 유리한 시점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 올해 집값이 그리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매수자들의 꿈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이 12만가구를 넘어선 데다 올해는 서울 수도권의 입주물량도 소폭 늘어나게 된다.

특히 신규 공급에 목말랐던 강남권에서는 2만여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들이 대기 중에 있다. 매수자들은 그만큼 집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셈이다.

더구나 새 정부도 섣부른 규제 완화가 시장 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 규제나 세제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4월 총선이 끼여 있는 상반기가 지나서야 규제 완화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제로 시장에 규제 완화가 가시화될 수 있는 시점은 하반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시장 안정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요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획기적인 수준으로 규제가 완화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집주인들의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줄다리기에서 누가 이기게 될지는 향후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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