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등 종교·사회 봉사활동 살펴보면
참가자는 주로 여성, 지휘·주도는 남성

얼마 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피해지역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현지에 도착해보니 여러 종교·사회단체들이 참여해서 봉사가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참가자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었는데 인솔자나 일 처리를 주도하는 이들은 주로 남성들이라는 것이었다.

종교단체의 경우만 하더라도 활동을 하는 대부분이 여성들이며, 이들의 참여가 없으면 존립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행사를 주도하는 성별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앞에 나서는 것이 능사라는 게 아니다. 다만, 일이 되도록 묵묵히 헌신하고 봉사하는 다수가 중요하고, 그 중에서 리더가 나오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의 여성 비율이 30%를 넘었고, 남성 위주의 조직사회라고 자타가 인정했던 검찰만 해도 올해 신규 검사 지원자 중에 여성이 50%를 넘었다.

법원의 경우는 신규 판사 지원자의 70% 이상이 여성이라고 한다. 여성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니 이제 바야흐로 여성 법조인이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왔다고 볼 것인가? 그러나 실상을 보면 사정은 좀 다르다.

사법시험이나 판·검사 임용시 면접관들은 한결같이 여성 지원자들에 비하여 남성 지원자들이 못하다는 느낌을 갖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임용된 이후에는 어떠한가?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활을 지탱하는 자치회, 스터디그룹, 학회, 봉사활동 등을 주도하는 주축은 남자 연수생들이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리더십 역량이나 사회경험은 매우 큰 자산이 되는데, 여성 연수생들은 이런 활동에 지극히 소극적이다.

한 부서를 맡아 운영하다보니 한창 일할 나이의 여성검사들이 처한 고충이 눈에 띈다. 장관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여검사는 아이 양육과 시부모 간병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하다.

대부분의 여성검사들이 고유 업무 이외에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선뜻 손들고 자청하지 못한다. 따라서 각종 정책건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나서는 것도 주저하는 실정인 것이다. 심지어 집안일을 부차적으로 여기는 듯한 여성은 오히려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한다. 

여성 법조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오래된 미국의 경우도 결코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강력전담 여검사는 일하는 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편견이나 차이는 전혀 없다고 하면서도 아이를 갖게 되면 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다른 부서로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 워싱턴DC에서 만난 여성변호사들도 전문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가사와 일을 양립하기 위해 근무시간 단축 협상을 하거나, 여의치 못하면 직장을 그만두기도 한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대됨에 따라 여기저기서 ‘여성’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반론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드세기까지 하고, 사법시험과 각종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다수의 여성이 합격하는 마당에 무슨 ‘여성정책’이냐는 논리다.

그러나 수는 늘었으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은 물론 여성 자신이 전체를 위해 역량을 발휘하는 리더십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와 봉사가 구조적으로 이루어지고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여성에게 ‘맞춤형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리더십이 구현될 수 있도록 여성의 활동 주기에 적합한 사회적 여건의 성숙도 아울러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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